2.1부터 2.5까지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세계였다. 전하는 제자리에 있고 전류는 일정하며,
그래서 전기장과 자기장은 서로 남남이었다 — E는 전하가 만들고 B는 전류가
만들며, 둘 사이에 방정식 하나 오가지 않았다. 이 장에서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러자
B가 변하면 E가 생기고(패러데이), E가 변하면 B가
생긴다(맥스웰). 두 장이 서로를 낳는 순간 전자기학은 완성되고, 그 완성된 네 식이 빛을 예언한다.
장의 뼈대는 세 마디다.
전류가 어떻게 흐르는가 — 옴의 법칙, 기전력. 도체 속에서 전하가 밀리는 이야기(1·2절).
변하는 자기장이 전기장을 만든다 — 패러데이 법칙, 인덕턴스, 자기 에너지(3~5절).
변하는 전기장이 자기장을 만든다 — 변위 전류, 맥스웰 방정식, 물질 속의 형태, 그리고
주파수 하나짜리 문제를 대수로 바꾸는 페이저(6~10절).
반도체 쪽에서 이 장이 다시 나오는 자리를 미리 적어 둔다. 옴의 법칙 J=σE는
드리프트 전류의 원형이고, 전도도 σ=q(nμn+pμp)는 11부가 그 위에 세워지는 식이다.
변위 전류는 축전기 전류 CdV/dt 그 자체라서 MOS 커패시터의 C–V 측정이 통째로 6절과 10절이다.
유전체–반도체 계면의 경계 조건 εoxEox=εSiESi는
9절이며, 패키지 본딩 와이어의 Ldi/dt 잡음은 4절이다. 그리고 식각 장비의 유도 결합 플라스마(ICP)는
3절의 유도 전기장이 코일 밖에서 기체를 깨우는 장치다.
전하를 움직이려면 밀어야 한다. 단위 부피 안에서 전하가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흐르는지를 재는
양이 전류 밀도 J이고, 미는 힘이 단위 전하당 f이면 대부분의 물질에서 둘은
비례한다.
J=σf
비례 상수 σ가 전도도다. 힘이 전자기력이면 f=E+v×B인데,
전하의 속도 v가 워낙 작아 자기항은 거의 언제나 버린다. 그러면
J=σE
이것이 옴의 법칙이다. 회로에서 배운 V=IR은 이 식을 도선 하나에 적분한 결과이고, 이 미분
형태가 원형이다. 반도체 소자 안에서는 E가 자리마다 다르므로 미분 형태로 돌아가야 한다.
이 그림을 식으로 옮긴 것이 드루드 모형이다. 전하 q, 질량 m, 충돌 간격 τ인 캐리어의
평균 표류 속도는
vd=mqτE≡μE
이고, 비례 상수 μ=qτ/m이 이동도다. 단위 부피에 캐리어가 n개 있으면
J=nqvd이므로
σ=nqμ=mnq2τ
전도도는 캐리어가 몇 개인가(n)와 하나하나가 얼마나 잘 움직이는가(μ)의 곱이다.
이 분해가 반도체 전체를 관통한다. 금속은 n이 고정돼 있고 μ만 온도에 따라 변하는 반면,
반도체는 n을 도핑으로 열 자릿수 넘게 바꿀 수 있어 전도도가 절연체부터 금속 근처까지 오간다.
전자와 정공이 함께 흐르면 두 항을 더한다.
σ=q(nμn+pμp)
여기서 소문자 n, p는 캐리어 농도이고, 11부에서 만날 대문자 ND, NA는 불순물 농도다.
소문자는 움직이는 것, 대문자는 박혀 있는 것 — 이 대소문자 규칙은 반도체 전체에서 유지된다.
그림 2.6-1. 왼쪽은 드루드 그림이다. 전자는 충돌 사이에만 E 방향(전자이므로 반대 방향)으로 가속하고, 충돌하면 방향을 잊는다. 지그재그를 평균하면 작은 표류 속도 v_d가 남고 그것이 E에 비례한다. 오른쪽은 그 결과인 I–V 특성 — 원점을 지나는 직선이고 기울기가 1/R이다. 전기장이 매우 세지면(반도체에서 수천 V/cm) 표류 속도가 포화해 직선이 꺾이는데, 그 영역은 11부에서 다룬다.직접 작도
길이 ℓ, 단면적 A인 균일한 도선에 전압 V가 걸리면 안쪽 전기장은 E=V/ℓ로 균일하고
(왜 균일한지는 바로 아래), 전류는 I=JA=σEA다. 정리하면
V=IσAℓ≡IR,R=σAℓ
저항 R은 재료(1/σ)와 기하(ℓ/A)의 곱으로 갈라진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두께 t인
박막이 대부분이라 R=(1/σt)⋅(ℓ/w)로 다시 갈라 쓰고, 앞 인수를 면저항Rs라
부른다. ℓ/w는 “정사각형 몇 개”이므로 단위를 Ω/□로 읽는다. 배선 길이가 두 배면 저항이 두 배,
폭이 절반이면 저항이 두 배 — 같은 식이다.
정상 전류가 라플라스 문제라는 사실은 도선이 아닌 형태에서도 그대로 쓰인다. 반지름 a, b인
두 동축 원통 사이를 전도도 σ인 물질이 채우고 전위차 V가 걸리면, 원통 대칭에서
E∝1/s이고 길이 ℓ당 흐르는 전류는
I=ln(b/a)2πσℓV
이다. 축전기의 정전용량 C=2πεℓ/ln(b/a)와 꼴이 같다 — ε→σ로
바꾸면 서로 넘어간다. 같은 라플라스 방정식, 같은 경계 조건이니 당연하다. 이 대응은 누설 축전기의
저항을 곧바로 준다. RC=ε/σ이고, 이것이 앞에서 본 완화 시간이다.
전하 q가 전위차 V를 내려가며 얻는 에너지 qV는 충돌에서 격자로 넘어간다. 단위 시간당 그 양이
P=VI=I2R=RV2
이고, 부피당으로는 J⋅E=σE2이다. 전류가 두 배면 발열이 네 배다.
반도체 칩의 전력 밀도가 배선 저항 곱하기 전류 제곱으로 결정되고, 배선을 가늘게 할수록
같은 전류에서 σE2가 커지는 것도 이 식이다. 배선의 일렉트로마이그레이션 한계
(전류 밀도 106 A/cm² 근처)가 결국 J 하나로 적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옴의 법칙은 법칙이 아니라 재료의 성질이다. σ가 E와 무관하다는 가정이 무너지면 깨진다.
강한 전기장. 반도체에서 E가 수천 V/cm를 넘으면 캐리어가 충돌 사이에 광학 포논을 낼 만큼
에너지를 얻고, 표류 속도가 107 cm/s 근처에서 포화한다. 실리콘 전자의 μn≈1400 cm²/V·s로
vsat/μn을 계산하면 약 7×103 V/cm — 채널 길이 100 nm짜리 트랜지스터에 1 V만 걸어도
이미 넘는 값이다. 현대 소자의 채널은 대부분 옴의 법칙 바깥에서 산다.
진공관·다이오드. 캐리어가 공간 전하로 제한되면 I∝V3/2, p–n 접합이면 I∝eqV/kT.
둘 다 σ라는 것이 정의되지 않는다.
초전도체.σ→∞. 옴의 법칙은 E=0으로 퇴화하고, 전류는 E가
아니라 자기장의 이력으로 정해진다.
전류가 흐르려면 회로 어딘가에서 전하를 밀어 올리는 무엇이 있어야 한다. 전기장만으로는 안 된다 —
정전기장은 보존장이라 한 바퀴 돌면 한 일이 0이기 때문이다. 배터리, 발전기, 태양전지, 열전 소자가
그 무엇이고, 이들이 단위 전하에 가하는 힘을 fs라 하자. 회로 안에서 전하가 느끼는 총 힘은
f=fs+E이고, 이것을 회로 한 바퀴 선적분한 것이 기전력이다.
E≡∮f⋅dl=∮fs⋅dl
E의 적분은 2.1.4E의 회전과 전위에서 0이므로 빠진다. 기전력은 이름과 달리 힘이 아니라
단위 전하당 일이고 단위는 볼트다.
전원 중 가장 원초적인 것이 자기장 속에서 도선을 움직이는 것이다. 균일한 B(지면 안쪽)
속에 놓인 ㄷ자 레일 위를 길이 h의 막대가 속도 v로 미끄러진다고 하자. 막대 속 전하는
v×B의 힘을 받아 막대를 따라 밀리고, 단위 전하당 힘의 크기는 vB이므로
E=∮fmag⋅dl=vBh
이것이 운동 기전력이다. 막대 바깥의 레일에서는 v=0이라 기여가 없다.
그림 2.6-2. 자기장(지면 안쪽, ×) 속에서 막대를 v로 끌면 막대 속 전하가 v×B 힘을 받아 막대를 따라 밀린다. 회로 한 바퀴의 단위 전하당 일이 vBh, 곧 기전력이다. 회로가 둘러싼 넓이가 매초 vh씩 늘어나므로 선속이 매초 Bvh씩 늘고 — 기전력은 그 선속 변화율의 부호를 바꾼 것이다.직접 작도
같은 답을 다르게 셀 수 있다. 회로가 둘러싼 넓이가 xh이고 x가 매초 v씩 늘므로 자기 선속
Φ=Bxh의 변화율은 dΦ/dt=Bvh다. 부호를 붙이면
E=−dtdΦ
이것이 선속 규칙이다. 이 특수한 예에서 성립한 것이 아니라, 임의의 모양으로 임의로 움직이는
회로에 대해 자기력만으로 증명된다(Griffiths §7.1.3). 음의 부호는 “유도 전류가 선속의 변화를
막는 방향으로 흐른다”는 렌츠의 법칙이고, 3절에서 다시 만난다.
같은 v×B가 도선을 움직이지 않고 캐리어만 움직여도 나타난다.
반도체 시료에 전류를 흘리고 수직 자기장을 걸면 캐리어가 옆으로 밀려 시료 가장자리에 쌓이고,
그 전하가 만드는 횡방향 전기장이 자기력과 평형을 이룬다. 그 전압이 홀 전압이고, 크기가
1/nq에 비례하므로 캐리어 농도와 부호를 직접 잰다 — 12부의 측정 장에서 돌아온다.
첫째는 2절의 운동 기전력이다. 둘째는 첫째와 상대 운동만 같으니 같은 결과여야 한다 — 그런데
고리가 정지해 있으면 고리 속 전하는 움직이지 않고, v×B는 0이다. 무엇이
전하를 미는가. 패러데이의 답은 변하는 자기장이 전기장을 만든다는 것이고, 그 전기장이 선속
규칙과 같은 크기의 기전력을 낸다.
이고, 정자기학의 두 식 ∇⋅B=0, ∇×B=μ0J와
꼴이 같다.μ0J 자리에 −∂B/∂t가 있을 뿐이다. 그러니
2.4.4앙페르 법칙과 응용에서 앙페르 법칙으로 B를 구하던 요령이 전부 옮겨 온다.
∮B⋅dl=μ0Ienc⟷∮E⋅dl=−dtdΦ
전류가 둘러싸이는 자리에 선속의 변화율이 들어간다. 대칭이 좋으면 적분 밖으로 E를 꺼낼 수 있다.
예 — 솔레노이드의 전류가 변할 때. 반지름 R, 단위 길이당 감은 수 n인 긴 솔레노이드의
전류 I(t)가 변한다. 안쪽 자기장은 B=μ0nI로 균일하므로, 축에서 s 떨어진 동심원을
따라 적분하면
E(2πs)=−dtd(μ0nIπs2)⟹E=−2μ0nsdtdIϕ^(s<R)
바깥(s>R)에서는 둘러싸인 선속이 μ0nIπR2로 고정되므로
E=−2sμ0nR2dtdIϕ^(s>R)
그림 2.6-3. 솔레노이드를 축 방향에서 본 단면. 안쪽 자기장(지면 밖, ·)이 세지면 유도 전기장이 동심원을 따라 돈다 — 자기장을 줄이는 전류를 몰 방향, 즉 코일 전류와 반대 방향이다. 크기는 안에서 s에 비례해 자라다가 경계에서 꺾여 밖에서는 1/s로 준다. 무한 직선 전류의 자기장 그래프와 같은 모양이다 — 같은 방정식이니 같은 그림이다.직접 작도
위 계산에는 속임수가 하나 들어 있다. B=μ0nI(t)는 정상 전류의 결과인데, 변하는 전류에
그대로 썼다. 엄밀하게는 변하는 E가 다시 B를 바꾸고(6절), 그 B가
다시 E를 바꾸는 일이 끝없이 이어진다. 변화가 충분히 느리면 첫 항만 남기고 이 사슬을
끊어도 된다는 것이 준정적 근사다.
“충분히 느리다”의 기준은 계의 크기 ℓ과 파장 λ=c/f의 비교다. 정보가 빛의 속도로
계를 가로지르는 시간 ℓ/c보다 변화의 주기가 훨씬 길면, 계 전체가 매 순간 “현재의 전류”를
알고 있는 셈이다.
주파수
파장 λ=c/f
준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크기
60 Hz
5,000 km
전력망 일부
1 MHz
300 m
보드·패키지 전부
1 GHz
30 cm
칩(mm)은 되고, 보드는 안 됨
100 GHz
3 mm
칩도 안 됨 — 전파 문제(2.8)
칩 위의 배선이 mm 단위이므로 수 GHz까지는 인덕턴스·정전용량이라는 준정적 언어로 충분하지만,
밀리미터파 회로에서는 배선이 안테나가 된다. 이 경계가 회로 이론과 전자기학이 갈리는 자리다.
유도 전기장이 도체 덩어리 안에 생기면 옴의 법칙에 따라 J=σE의 전류가
소용돌이친다. 이것이 와전류다. 렌츠의 법칙에 따라 원래의 자기장 변화를 막는 방향으로 돌고,
줄 열로 에너지를 잃는다. 변압기 철심을 얇게 잘라 겹치는 것은 와전류의 경로를 끊기 위해서고,
유도 가열은 반대로 그 열을 이용하는 것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이 현상은 유도 결합 플라스마(ICP)로 나타난다. 식각 챔버 위에 코일을 감고
13.56 MHz의 전류를 흘리면, 챔버 안에 유도 전기장이 소용돌이친다. 그 전기장이 기체 속의 얼마 안 되는
자유 전자를 가속해 원자를 이온화하고, 생긴 전자가 다시 가속되어 눈사태처럼 플라스마가 붙는다.
전극이 기체에 닿지 않는데 전력이 들어가는 것 — 이것이 3절 전체의 요약이다. 챔버 벽이 도체이면
와전류가 장을 가려 버리므로 코일 아래는 반드시 유전체(석영·세라믹) 창이어야 한다.
같은 소용돌이가 표피 효과의 원인이기도 하다. 도체 안으로 들어간 교류 자기장은 와전류를
만들고, 와전류는 안쪽의 장을 지우므로 전류는 표면 근처 두께 δ=2/ωμσ에만
흐른다. 구리에서 1 GHz면 약 2 μm — 칩 위 배선 두께 수준이라 고주파 배선 저항이 직류값보다 커지는
이유다. 정확한 유도는 2.8의 몫이고 여기서는 원인만 짚는다.
고리 1에 전류 I1이 흐르면 자기장이 생기고, 그 일부가 고리 2를 지난다. 비오–사바르 법칙에 따라
B1∝I1이므로 고리 2를 지나는 선속도 I1에 비례한다.
Φ2=M21I1
비례 상수 M21이 상호 인덕턴스다. 이것이 순수하게 기하만의 양이라는 것을 보이려면
2.4.5벡터 퍼텐셜과 게이지의 벡터 퍼텐셜을 쓴다. Φ2=∮A1⋅dl2이고
A1=(μ0I1/4π)∮dl1/∣r2−r1∣이므로
M21=4πμ0∮∮∣r2−r1∣dl1⋅dl2
이것이 노이만 공식이다. 계산에 쓰이는 일은 드물지만 두 사실을 한눈에 준다. ① M은 두 고리의
모양·크기·상대 위치만의 함수다. ② 첨자 1, 2를 바꿔도 식이 같으므로 M21=M12≡M —
큰 코일이 작은 코일에 주는 선속과 작은 코일이 큰 코일에 주는 선속이, 같은 전류에서 같다.
계산이 어려운 쪽을 쉬운 쪽으로 바꿔 풀 수 있다는 뜻이다.
I1을 바꾸면 고리 2의 선속이 바뀌고, 패러데이 법칙이 고리 2에 기전력을 유도한다.
E2=−MdtdI1
고리 2의 전류가 아니라 고리 1의 전류 변화율이 원천이다. 변압기가 직류를 통과시키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인접 배선의 전류가 급히 바뀔 때만 크로스토크가 생기는 이유다.
기전력 E0인 전원, 저항 R, 인덕턴스 L을 직렬로 잇고 t=0에 스위치를 닫는다.
회로 한 바퀴의 기전력 합이 저항의 전압 강하와 같아야 하므로
E0−LdtdI=IR⟹I(t)=RE0(1−e−t/τ),τ=RL
그림 2.6-4. RL 회로에 전원을 넣은 뒤의 전류. 처음에는 역기전력이 전원을 통째로 상쇄해 전류가 0에서 출발하고, 기울기는 ℰ₀/L이다. 원점의 접선이 최종값에 닿는 시각이 시간 상수 τ = L/R — 한 τ가 지나면 63 %, 3τ면 95 %, 5τ면 99 %에 이른다. 저항이 클수록 τ가 짧다 — 전류가 작아 인덕터에 저장할 에너지가 적기 때문이다.직접 작도
예 — 동축 케이블. 안쪽 반지름 a, 바깥 반지름 b인 동축 도체에 전류 I가 안쪽으로 가고
바깥으로 돌아온다. 그 사이에서 B=μ0I/2πs이고 밖에서는 0이다. 길이 ℓ당 에너지는
W=2μ01∫ab(2πsμ0I)22πsℓds=4πμ0I2ℓlnab
W=21LI2과 견주면 단위 길이당 인덕턴스 L/ℓ=(μ0/2π)ln(b/a)가 거저 나온다.
선속을 셀 필요가 없다. 1절의 누설 저항, 2.1의 정전용량과 같은 ln(b/a)가 세 번째로 나타났고,
L′C′=μ0ε0=1/c2이라는 관계가 이 셋 사이에 숨어 있다 — 전송선의 신호 속도가
재료만으로 정해진다는 2.8의 결과다.
여기에 결함이 있다. 회전의 발산은 언제나 0이다(1.1.2기울기·발산·회전). 셋째 식에 발산을 취하면
∇⋅(∇×E)=−∂(∇⋅B)/∂t=0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넷째 식에 발산을 취하면
0=∇⋅(∇×B)=μ0∇⋅J
그런데 전하 보존(2.4.1로렌츠 힘 법칙과 전류)은 ∇⋅J=−∂ρ/∂t라고 한다.
정상 전류에서는 우변이 0이라 괜찮았지만, 전하가 쌓이는 곳에서는 앙페르 법칙이 스스로 모순된다.
같은 모순을 적분 형태에서 보면 손에 잡힌다. 축전기를 충전하는 도선 둘레에 앙페르 고리를 두고
∮B⋅dl=μ0Ienc를 쓴다. “둘러싸인 전류”는 고리를 경계로
하는 어떤 면을 지나는 전류인데, 면을 도선을 자르게 잡으면 I이고, 면을 부풀려 두 극판 사이로
지나게 잡으면 그 면을 지나는 도선이 없어 0이다. 같은 고리, 다른 답.
그림 2.6-5. 충전 중인 축전기. 같은 앙페르 고리를 경계로 하는 두 면 — 도선을 자르는 납작한 면 S₁과 극판 사이로 부푼 면 S₂. S₁은 전류 I가 뚫지만 S₂는 어떤 전하도 지나지 않는다. 대신 S₂를 지나는 것은 극판 사이에서 자라는 전기장이고, ε₀ dΦ_E/dt가 정확히 I와 같다. 두 면의 답이 같아지려면 변하는 E가 전류 노릇을 해야 한다.직접 작도
축전기 예로 돌아가면, 극판 사이의 전기장은 E=Q/ε0A이므로
ε0∂E/∂t⋅A=dQ/dt=I — 부푼 면을 지나는 변위 전류가 도선의
전도 전류와 정확히 같다. 전류가 도선을 따라 오다가 극판에서 끊기는 것이 아니라, 극판 사이를
변위 전류가 이어 회로가 닫힌다. 회로 이론이 축전기에 전류 CdV/dt가 흐른다고 말할 때, 그 전류가
이것이다.
물질 안에서 시간 조화 전기장 E0cosωt가 걸리면 전도 전류는 σE0cosωt이고
변위 전류는 ωεE0sinωt다. 진폭의 비가
∣Jd∣∣Jc∣=ωεσ
이것 하나가 물질을 도체로 볼지 유전체로 볼지 정한다. σ/ωε≫1이면
전도 전류가 지배해 도체, ≪1이면 변위 전류가 지배해 유전체다. 같은 물질이 주파수에 따라 둘 다
될 수 있다는 것이 요점이다. 갈리는 주파수는 ωc=σ/ε, 곧 1절 완화 시간의
역수다.
물질
σ (S/m)
εr
fc=σ/2πε
구리
6×107
1
∼1018 Hz (자외선 너머)
실리콘, 10 Ω·cm
10
11.7
≈15 GHz
실리콘, 0.01 Ω·cm
104
11.7
≈15 THz
바닷물
4
80
≈0.9 GHz
석영 유리
∼10−12
3.8
∼5 mHz
구리는 어떤 실용 주파수에서도 도체이고 석영은 어디서나 유전체지만, 실리콘 기판은 그 중간이다.
비저항 10 Ω·cm의 기판은 1 GHz에서 도체처럼 행동해 와전류로 인덕터의 Q를 깎고(4절), 100 GHz에서는
유전체처럼 행동해 신호가 기판을 통과한다. RF 칩이 고저항 기판(수 kΩ·cm)을 쓰거나 아예 절연 기판
위의 실리콘(SOI)을 쓰는 이유가 이 표 한 줄이다. 10절에서 이 비가 손실 탄젠트라는 이름으로
다시 나온다.
을 더하면 고전 전자기학 전부다. 네 식이 원천(ρ, J)에서 장을 만들고, 로렌츠 힘이
장에서 원천의 운동을 만든다. 전자기학의 나머지 전부는 이 다섯 줄의 결과다.
그림 2.6-6. 맥스웰 방정식을 '무엇이 무엇을 만드는가'로 그린 그림. 전하는 E를 뿜고(가우스), 전류는 B를 돌린다(앙페르) — 여기까지가 2.1~2.5의 정적 세계이고, 두 장은 서로 남남이다. 시간이 흐르면 ∂B/∂t가 E를 돌리고(패러데이), ∂E/∂t가 B를 돌린다(맥스웰의 항). 이 두 화살표가 E와 B를 하나의 고리로 묶고, 원천 없이도 고리가 스스로 돌 수 있게 한다 — 그것이 전자기파다.직접 작도
∂/∂t=0을 넣으면 (iii)·(iv)의 시간 항이 사라지고 네 식이 두 쌍으로 갈라진다.E의 두 식은 ρ만 알면 닫히고(2.1 정전기학), B의 두 식은 J만
알면 닫힌다(2.4 정자기학). 두 장은 서로를 모른다. 시간 항 둘이 그 벽을 허물고, 허문 순간 두 장은
하나의 장 — 전자기장 — 이 된다. 2.9의 마지막 절에서 이 “하나임”이 텐서 하나로 적힌다.
전하 보존. (iv)에 발산을 취하고 (i)를 쓰면 ∇⋅J=−∂ρ/∂t가
나온다. 연속 방정식은 별도의 법칙이 아니라 맥스웰 방정식의 귀결이다. 6절에서 변위 전류를 끼워
넣은 이유가 정확히 이것이었으니 당연하다.
개수. 미지수는 E와 B의 성분 여섯이고, 식은 발산 둘(스칼라 2개)과 회전
둘(벡터 2개 = 6개)로 여덟이다. 과잉 결정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회전 식에 발산을 취한
∂(∇⋅B)/∂t=0과 ∂(∇⋅E−ρ/ε0)/∂t=0이
말하는 바는, 발산 식이 처음에 성립했으면 영원히 성립한다는 것이다. 발산 식은 초기 조건에 대한
구속이고, 시간 발전은 회전 식 여섯 개가 미지수 여섯 개를 몬다.
파동. 진공(ρ=0, J=0)에서 (iii)에 회전을 취하고 (iv)를 넣으면
∇×(∇×E)=−∂t∂(∇×B)=−μ0ε0∂t2∂2E
좌변은 ∇(∇⋅E)−∇2E=−∇2E이므로
∇2E=μ0ε0∂t2∂2E
속도 v=1/μ0ε0인 파동 방정식이다. μ0=4π×10−7 H/m과
ε0=8.85×10−12 F/m — 둘 다 정전기·정자기 실험에서 잰 상수 — 를 넣으면
3.00×108 m/s가 나온다. 맥스웰이 이 숫자를 보고 빛이 전자기파라고 결론한 것이 1864년이다.
파동의 성질 전부는 2.8이 맡는다.
전기 전하에 아래첨자 e를 붙인 것은 자기 전하 m과 짝을 맞추기 위해서다. 두 종류의 전하는 각각
보존되고(∇⋅Jm=−∂ρm/∂t), 자기 전하 qm이 받는 힘은
F=qm(B−v×E/c2)이다. 두 정지한 자기 홀극은 쿨롱 법칙처럼
1/r2으로 서로를 밀거나 당긴다.
이 식은 이중성을 갖는다. E→cB, cB→−E,
cqe→qm, qm→−cqe로 바꾸면 식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전기와 자기는 이름표만 다를 뿐
같은 것의 두 얼굴이라는 뜻이고, 어느 쪽을 “전기”라 부를지는 우리가 전기 전하만 갖고 있다는 사정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 셋째 항이 생긴다. 분극 P가 변하면 속박 전하가 자리를 옮기고, 움직이는
전하는 전류다. 두께 d의 얇은 층에서 분극이 dP만큼 늘면 양 끝의 표면 전하가 dP만큼 늘고,
그 사이를 흐른 전류 밀도는 dP/dt다.
Jp=∂t∂P
이것이 분극 전류이고, 속박 전하와 정합한다 — ∇⋅Jp=−∂ρb/∂t가
자동으로 성립한다. 자화 전류 Jb는 회전이라 발산이 0이고, 전하를 쌓지 않으므로 시간
항이 따로 필요 없다. 정리하면 물질 안의 총 전하와 총 전류는
ρ=ρf+ρb=ρf−∇⋅P,J=Jf+∇×M+∂t∂P
이것을 진공의 맥스웰 방정식에 넣고, 2.3·2.5에서처럼 D≡ε0E+P,
H≡B/μ0−M으로 묶으면 물질 항이 좌변으로 흡수된다.
∇⋅D∇⋅B=ρf,=0,∇×E∇×H=−∂t∂B,=Jf+∂t∂D
물질 속의 맥스웰 방정식이다. 원천 자리에 자유 전하·전류만 남고, 물질의 반응은
D·H 안에 숨는다. 두 동차 식(우변이 0인 식)은 진공과 똑같다 — 그 둘은 원천과
무관한 식이라 물질이 손댈 곳이 없다. 변위 전류는 ∂D/∂t=ε0∂E/∂t+∂P/∂t로,
진공의 변위 전류에 분극 전류가 합쳐진 것이다.
이 식은 D와 E, H와 B의 관계를 알기 전에는 닫히지 않는다.
그 관계가 구성 관계이고, 선형 매질에서는
D=εE,H=μ1B,Jf=σE
세 상수 ε, μ, σ가 물질을 규정한다. 셋째는 1절의 옴의 법칙이다. 이 셋이 주파수에
따라 변하는 것 — 특히 ε(ω) — 은 2.8의 분산 절과 10절의 복소 유전율에서 다룬다.
두 매질이 만나는 면에서 장은 불연속일 수 있고, 얼마나 불연속인지는 네 식의 적분 형태가 정한다.
발산 식에는 경계면에 걸친 얇은 상자(필박스), 회전 식에는 경계면에 걸친 얇은 고리를 쓴다.
그림 2.6-7. 경계면에서 네 조건이 나오는 자리. 왼쪽의 얇은 상자는 발산 식에 쓴다 — 옆면은 높이가 0이라 기여하지 않고, 위아래 면의 수직 성분 차이가 상자 안의 표면 전하 σ_f로 정해진다. 오른쪽의 얇은 고리는 회전 식에 쓴다 — 짧은 변이 0이라 긴 변의 접선 성분 차이만 남고, 그 차이가 고리를 뚫는 표면 전류 K_f로 정해진다. 시간 항 ∂B/∂t·∂D/∂t는 고리의 넓이가 0이라 사라진다.직접 작도
상자의 높이를 0으로 보내면 옆면이 사라지고, ∇⋅D=ρf와 ∇⋅B=0에서
D1⊥−D2⊥=σf,B1⊥−B2⊥=0
고리의 폭을 0으로 보내면 짧은 변이 사라지고 고리를 뚫는 선속도 사라진다. 시간 항은 고리의
넓이에 비례하므로 함께 사라진다. 남는 것은
E1∥−E2∥=0,H1∥−H2∥=Kf×n^
n^은 매질 2에서 매질 1로 향하는 법선이다. 정전기학·정자기학의 경계 조건과
글자 하나 다르지 않다 — 시간 항이 경계면의 넓이 0에 묻히기 때문이다. 이 사실 덕분에 2.8의
반사·투과가 정적 경계 조건만으로 풀린다.
선형 매질이고 경계면에 자유 전하·전류가 없으면(σf=0, Kf=0) 네 조건이
가장 쓰이는 꼴로 바뀐다.
넷째 식의 우변이 이 절의 핵심이다. 6절의 전도 전류와 변위 전류가 한 괄호 안에 들어왔다.
σEs는 Es와 위상이 같고, jωεEs는 90° 앞선다.
둘의 합을 하나의 “변위 전류”처럼 쓰려면
σ+jωε=jω(ε−jωσ)≡jωεc
εc=ε′−jε′′이 복소 유전율이다. 실수부 ε′=ε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허수부 ε′′=σ/ω는 에너지를 잃는다. 유전체의 분극이
전기장을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손실도 같은 자리에 들어가므로, 실제로는 ε′′이 전도 손실과
유전 손실의 합이다. 그래서 두 손실을 구별하지 않고 하나의 각으로 잰다.
tanδ=ε′ε′′=ωεσ
손실 탄젠트다. 6절의 ∣Jc∣/∣Jd∣와 같은 양이고, δ는 총 전류가 순수한 변위 전류에서
얼마나 기울었는지의 각이다.
그림 2.6-8. 복소 평면 위의 전류 페이저. 전도 전류 σE_s는 전기장과 위상이 같아 실수축 위에 놓이고, 변위 전류 jωεE_s는 90° 앞서 허수축 위에 놓인다. 총 전류는 둘의 합이고, 그것이 허수축에서 기운 각 δ가 손실각 — tan δ = σ/(ωε)이다. 주파수를 올리면 변위 전류의 팔이 길어져 δ가 줄고, 같은 물질이 점점 유전체처럼 보인다.직접 작도
페이저는 선형 연산에서만 쓸 수 있다. 곱을 계산할 때 — 전력, 에너지 밀도, 포인팅 벡터 — 는
실수부를 먼저 취해야 한다. 두 조화량 A=Re[Asejωt], B=Re[Bsejωt]의
곱을 한 주기 평균하면
⟨AB⟩=21Re[AsBs∗]
21은 cos2의 평균이고, 켤레 Bs∗는 두 량의 위상차만 남기는 장치다. 2.7의 포인팅
정리를 시간 조화장에 쓸 때, 2.8에서 파동의 평균 세기를 구할 때 이 식 하나로 돌아온다.
직류에서 P=VI가 교류에서 P=21Re[VsIs∗]가 되는 것도 같은 식이다.
마지막으로 7절의 파동 방정식을 페이저로 옮긴다. 원천이 없는 선형 매질에서 첫 회전 식에 회전을
취하고 둘째를 넣으면
∇2Es+k2Es=0,k2=ω2μεc=ω2με−jωμσ
헬름홀츠 방정식이다. 시간 미분이 사라지고 공간 미분만 남았으며, 매질의 모든 성질이 복소수
k 하나에 들어갔다. k의 실수부가 파장을, 허수부가 감쇠를 정한다 — 손실이 없으면
k=ωμε, 곧 진공에서 ω/c이고, σ가 지배하면
k≈−jωμσ에서 3절의 표피 깊이 δ=2/ωμσ가 나온다.
2.8은 이 식에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