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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양자역학 5.1

양자역학의 태동

1부에서 4부까지는 고전물리의 언어였다. 미분방정식과 특수함수, 맥스웰 방정식, 파동과 광학, 열역학과 화학결합 — 전부 연속량을 다룬다. 에너지는 얼마든지 잘게 나눌 수 있고, 파동은 파동이고 입자는 입자이며, 측정은 계를 건드리지 않고 값을 읽어 낸다. 이 장은 그 세 가지 상식이 무너진 실험들을 모아 놓은 자리다. 1900년부터 1927년까지, 고전물리가 설명하지 못한 다섯 가지 — 뜨거운 물체의 빛, 금속에서 튀어나오는 전자, X선이 전자에 부딪힐 때의 파장, 수소 원자의 선 스펙트럼, 결정에 부딪힌 전자의 회절 — 과 그것을 설명한 가설들, 그리고 은 원자 빔이 자석 사이에서 두 갈래로 갈라진 실험이다.

이 장은 역사 수업이 아니다. 실험 하나하나가 고전물리가 어디까지 맞는가의 경계선을 하나씩 긋고, 그 경계에는 언제나 같은 상수 hh가 서 있다는 것을 보는 장이다. 그 상수가 얼마나 작은가가 곧 “왜 일상에서는 양자 효과가 안 보이는가”의 답이고, 그 상수를 반도체의 치수·온도·에너지와 견주는 일이 11부 이후의 절반이다. 5.2부터는 이 장의 가설들을 하나의 방정식으로 묶는다.

이 장에서 얻는 것은 네 개의 관계식이다.

  • E=hνE = h\nu — 빛의 에너지는 진동수에 비례하는 덩어리로 주고받는다 (1·2절).
  • p=h/λp = h/\lambda — 그 덩어리는 운동량도 가진다 (3절).
  • λ=h/p\lambda = h/p — 거꾸로, 운동량을 가진 입자는 파장을 가진다 (5절).
  • L=nℏL = n\hbar, Sz=±ℏ/2S_z = \pm\hbar/2 — 각운동량은 ℏ\hbar 단위로 끊어져 있다 (4·6절).

앞의 셋은 같은 식을 세 방향에서 읽은 것이고, 넷째는 그 파동이 닫힌 궤도에 갇힐 때 나오는 결과다. 7절은 이 넷이 서로 모순이 아니라는 것 — 파동과 입자가 한 대상의 두 얼굴이라는 것 — 을 확률의 언어로 정리한다.

반도체에서 이 장이 어디로 가는지 미리 적어 둔다.

  • 일함수와 장벽 — 광전효과의 Φ\Phi가 쇼트키 장벽 ϕB=Φm−χs\phi_B = \Phi_m - \chi_s(12부), MOS의 평탄대 전압 Φms\Phi_{ms}(13부), 광전자 분광(UPS·XPS)이 밴드 정렬을 재는 원리(19부)로 이어진다. 광검출기의 차단 파장 λc=1240 nm⋅eV/Eg\lambda_c = 1240\,\mathrm{nm\cdot eV}/E_g는 문턱 진동수 식의 Φ\Phi를 EgE_g로 바꾼 것이다 (2절).
  • 열복사와 보스 인자 — 플랑크 분포의 1/(ehν/kBT−1)1/(e^{h\nu/k_BT}-1)이 6.2의 열복사, 6.3의 보스–아인슈타인 통계, LED 발광 스펙트럼의 kBTk_BT 꼬리, 급속 열처리(RTP)의 고온계로 다시 나온다 (1절).
  • 광자의 운동량 — ℏk\hbar k가 브릴루앙 영역에 비해 얼마나 작은가가 직접·간접 밴드갭의 차이, 곧 실리콘이 왜 빛을 잘 못 내는가를 정한다 (3절).
  • 수소형 준위 — 보어의 13.6 eV13.6\,\mathrm{eV}와 a0=0.053 nma_0 = 0.053\,\mathrm{nm}에 유효질량과 유전율을 넣으면 도너·억셉터 준위와 엑시톤 결합 에너지가 나온다(11부). 유효 보어 반지름이 격자상수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 유효질량 이론의 근거다 (4절).
  • 전자의 파장 — 투과전자현미경·전자빔 리소그래피(18·19부)의 전자 파장, 표면 분석의 LEED·RHEED(9부), 채널 폭이 페르미 파장에 닿을 때의 양자 구속(10·14부)이 전부 λ=h/p\lambda = h/p다 (5절).
  • 스핀 — 파울리 배타원리(5.6)가 밴드를 채우는 규칙이고, 제만 분리 gμBBg\mu_B B가 ESR·자기저항 메모리(15부)·스핀 큐비트의 읽기 원리다 (6절).
  • 확률 진폭과 간섭 — 터널링(5.3, 14부), 확률 흐름(5.2), 메조스코픽 소자의 결맞음 수송이 7절의 ∣ψ1+ψ2∣2|\psi_1+\psi_2|^2에서 시작한다.

표기는 Atkins·Oxtoby를 따라 진동수를 ν\nu로 쓴다. Halliday는 ff를 쓰므로 E=hfE = hf로 읽으면 된다. 보어 모형은 Halliday에서는 다음 장(Ch.39)에 있고, 슈테른–게를라흐 실험은 Sakurai §1.1이 기준이다.

이 장은 짧은 절 일곱 개가 서로 다른 실험을 다루므로, 같은 글자가 절마다 다른 뜻으로 쓰이는 자리가 있다. 시작 전에 못박아 둔다.

기호읽는 법무엇을 가리키는가단위
hh, ℏ\hbar에이치, 에이치바플랑크 상수 6.626×10−34 J s6.626\times10^{-34}\,\mathrm{J\,s} · ℏ=h/2π\hbar = h/2\piJ·s
ν\nu뉴진동수. Halliday의 ff. 속도 vv(브이)와 글자가 닮았으니 주의Hz
ω\omega오메가각진동수 2πν2\pi\nurad/s
λ\lambda람다파장m
kk케이파수 2π/λ2\pi/\lambda (5·7절에서만). 볼츠만 상수는 언제나 kBk_B로 첨자를 붙인다m⁻¹
kBk_B볼츠만 상수 8.617×10−5 eV/K8.617\times10^{-5}\,\mathrm{eV/K}. kBT(300 K)=25.9 meVk_BT(300\,\mathrm K) = 25.9\,\mathrm{meV}eV/K
EE에너지. 이 장에서 전기장은 나오지 않는다eV
pp운동량. 광자는 p=h/λp = h/\lambdakg·m/s
ee기본 전하 1.602×10−19 C1.602\times10^{-19}\,\mathrm C (양수). 지수함수의 밑 ee는 지수 자리에만 나온다C
mem_e전자 질량 9.109×10−31 kg9.109\times10^{-31}\,\mathrm{kg}, mec2=511 keVm_ec^2 = 511\,\mathrm{keV}kg
Φ\Phi파이(대문자)일함수 (2절). 소문자 ϕ\phi는 3절의 전자 반동각, 12부의 장벽 높이eV
θ\theta세타3절 광자 산란각 · 6절 자기 모멘트가 zz축과 이루는 각rad
TT절대온도K
nn양자수(양의 정수). 캐리어 농도가 아니다—
ZZ원자번호—
R∞R_\infty, RHR_H뤼드베리뤼드베리 상수 — 핵이 무한히 무거울 때 · 수소 (4절)m⁻¹
a0a_0보어 반지름 0.0529 nm0.0529\,\mathrm{nm}m
α\alpha알파미세구조상수 e2/4πε0ℏc≈1/137e^2/4\pi\varepsilon_0\hbar c \approx 1/137—
μ\mu뮤4절: 환산질량 · 6절: 자기 모멘트. 절이 바뀔 때 다시 밝힌다kg · J/T
μB\mu_B보어 마그네톤 eℏ/2me=5.788×10−5 eV/Te\hbar/2m_e = 5.788\times10^{-5}\,\mathrm{eV/T}J/T
λC\lambda_C콤프턴 파장 h/mec=2.426 pmh/m_ec = 2.426\,\mathrm{pm}m
SS, SzS_z스핀 각운동량과 그 zz 성분J·s

수치 하나만 외운다면 hc=1240 eV⋅nmhc = 1240\,\mathrm{eV\cdot nm}다. 파장 λ [nm]\lambda\,[\mathrm{nm}]의 광자 에너지가 1240/λ [eV]1240/\lambda\,[\mathrm{eV}] — 가시광 400–700 nm400\text{–}700\,\mathrm{nm}는 3.1–1.8 eV3.1\text{–}1.8\,\mathrm{eV}, 실리콘 밴드갭 1.12 eV1.12\,\mathrm{eV}는 1107 nm1107\,\mathrm{nm}다. 이 장의 계산 대부분이 이 한 줄과 kBT=25.9 meVk_BT = 25.9\,\mathrm{meV}의 비로 끝난다.

뜨거운 물체는 빛을 낸다. 쇠를 달구면 붉게, 더 달구면 노랗게, 백열전구의 필라멘트는 희게 빛난다. 이 빛의 스펙트럼 — 파장별 세기 — 은 물체의 재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한 가지 이상적 경우에는 재질과 무관하게 온도만의 함수가 된다. 들어오는 빛을 전부 흡수하는 물체, 곧 흑체(black body)다. 실험실에서는 벽이 온도 TT로 유지된 빈 상자에 작은 구멍을 뚫어 만든다. 구멍으로 들어간 빛은 벽에 여러 번 부딪히며 다 흡수되므로 구멍은 완벽한 흡수체이고, 구멍에서 새어 나오는 빛은 상자 안에서 벽과 열평형을 이룬 복사다. 키르히호프(1859)가 열역학만으로 보인 것이 이것이다 — 평형 복사의 스펙트럼은 벽의 재질과 무관한 보편 함수 u(ν,T)u(\nu, T)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 상자를 이어 놓았을 때 같은 온도에서 열이 한쪽으로 흐르는 제2법칙 위반이 생긴다.

u(ν,T) dνu(\nu,T)\,d\nu는 상자 안 단위 부피에서 진동수 ν\nu와 ν+dν\nu + d\nu 사이에 든 복사 에너지다 (분광 에너지 밀도, J m−3 Hz−1\mathrm{J\,m^{-3}\,Hz^{-1}}). 구멍에서 단위 넓이·단위 시간에 나오는 에너지 (분광 복사 발산도)는 c4u\tfrac{c}{4}u이고, Halliday가 그리는 S(λ)S(\lambda)가 이것이다. 넷 중 어느 것으로 쓰든 모양은 같고 앞의 상수만 다르므로, 이 절은 uu로 쓴다.

19세기 말까지 실험으로 알려진 것은 두 법칙이었다.

P/A=σT4,σ=5.670×10−8 W m−2 K−4P/A = \sigma T^4,\qquad \sigma = 5.670\times10^{-8}\ \mathrm{W\,m^{-2}\,K^{-4}}

가 슈테판–볼츠만 법칙(1879, 1884) — 전체 방출 전력은 온도의 네제곱이다. 그리고

λmax⁡T=2.898×10−3 m⋅K\lambda_{\max}T = 2.898\times10^{-3}\ \mathrm{m\cdot K}

가 빈의 변위 법칙(1893) — 스펙트럼의 봉우리 파장은 온도에 반비례한다. 태양 표면 5800 K5800\,\mathrm K는 500 nm500\,\mathrm{nm}(녹색, 눈이 가장 민감한 곳), 백열전구 2800 K2800\,\mathrm K는 1.0 μm1.0\,\mathrm{\mu m}(대부분 적외선 — 그래서 효율이 5 %다), 사람 몸 310 K310\,\mathrm K는 9.3 μm9.3\,\mathrm{\mu m}, 급속 열처리 장비의 실리콘 웨이퍼 1300 K1300\,\mathrm K는 2.2 μm2.2\,\mathrm{\mu m}다. 둘 다 열역학으로 유도되는 법칙이라 u(ν,T)u(\nu,T)의 모양은 주지 않는다 — 빈은 u=ν3F(ν/T)u = \nu^3 F(\nu/T) 꼴이어야 한다는 것까지만 열역학으로 보였다.

가시광 λ (μm) Bλ​ (5000 K 봉우리 = 1) 0.5 1 1.5 2 2.5 3 0.5 1 레일리–진스 (5000 K) ← 짧은 파장에서 발산 5000 K 4000 K 3000 K λmax​ T = 2898 μm·K 온도가 오르면 봉우리는 짧은 파장으로, 넓이는 T⁴으로 고전(레일리–진스)은 긴 파장에서만 맞고, 플랑크는 전 구간을 맞춘다
그림 5.1-1. 흑체 스펙트럼 세 온도. 온도가 오르면 봉우리가 높아지면서 짧은 파장 쪽으로 옮겨 가고(빈의 변위 법칙 — 세 봉우리를 잇는 점선), 곡선 아래 넓이는 T⁴으로 커진다(슈테판–볼츠만). 레일리–진스의 고전 곡선(점선)은 긴 파장에서는 플랑크 곡선에 붙지만 짧은 파장에서 λ⁻⁴으로 발산한다 — 자외선 파국. 5000 K에서 봉우리가 가시광 안에 든다.직접 작도

고전의 답 — 레일리–진스와 자외선 파국

섹션 제목: “고전의 답 — 레일리–진스와 자외선 파국”

고전물리로 u(ν,T)u(\nu,T)를 계산하는 길은 두 단계다. ① 상자 안에 진동수 ν\nu 근방의 전자기파 모드가 몇 개 있는가, ② 각 모드가 온도 TT에서 평균 얼마의 에너지를 갖는가. 곱하면 uu다.

①은 순전히 기하다. 한 변 LL인 정육면체 상자의 벽에서 전기장이 0이어야 하므로 허용되는 정상파는 kx=nxπ/Lk_x = n_x\pi/L, ky=nyπ/Lk_y = n_y\pi/L, kz=nzπ/Lk_z = n_z\pi/L (nin_i는 양의 정수)이고, 진동수는 ν=ck/2π=c2Lnx2+ny2+nz2\nu = ck/2\pi = \tfrac{c}{2L}\sqrt{n_x^2+n_y^2+n_z^2}다. 진동수가 ν\nu보다 작은 모드의 수는 (nx,ny,nz)(n_x,n_y,n_z) 공간에서 반지름 2Lν/c2L\nu/c인 구의 1/8(양의 사분면)에 든 격자점의 수에 편광 2를 곱한 것이다:

N(ν)=2⋅18⋅4π3(2Lνc)3=8πL3ν33c3⟹1L3dNdν=8πν2c3N(\nu) = 2\cdot\frac18\cdot\frac{4\pi}{3}\left(\frac{2L\nu}{c}\right)^3 = \frac{8\pi L^3\nu^3}{3c^3} \quad\Longrightarrow\quad \frac{1}{L^3}\frac{dN}{d\nu} = \frac{8\pi\nu^2}{c^3}

이것이 단위 부피·단위 진동수당 모드 밀도다. ν2\nu^2으로 자란다 — 진동수가 높을수록 상자에 들어갈 수 있는 정상파의 가짓수가 많다. 이 계산은 뒤에서 세 번 더 나온다: 6.2의 포논 상태 밀도 (디바이), 6.4의 자유전자 상태 밀도(ν→E\nu \to E, ν2→E\nu^2 \to \sqrt E), 11부의 유효 상태 밀도 NcN_c. 전부 같은 구 세기다.

②가 고전물리의 답이다. 열평형에서 조화진동자 하나의 평균 에너지는 등분배 정리로 ⟨E⟩=kBT\langle E\rangle = k_BT다(운동 에너지 12kBT\tfrac12k_BT + 퍼텐셜 에너지 12kBT\tfrac12k_BT; 3.7과 6.2). 전자기파의 모드 하나는 조화진동자 하나이므로 — 전기장 에너지가 퍼텐셜, 자기장 에너지가 운동에 대응한다 — 곱하면

uRJ(ν,T)=8πν2c3 kBTu_{\mathrm{RJ}}(\nu, T) = \frac{8\pi\nu^2}{c^3}\,k_BT

가 레일리–진스 법칙(1900, 1905)이다. 긴 파장(낮은 진동수)에서는 실험과 정확히 맞는다. 그러나 ν2\nu^2으로 끝없이 자라므로 전체 에너지 ∫0∞u dν\int_0^\infty u\,d\nu가 무한대다. 상자 안의 빛이 무한한 에너지를 담아야 하고, 뜨거운 물체는 모두 자외선·X선을 쏟아내야 한다. 에렌페스트가 이것을 자외선 파국(ultraviolet catastrophe)이라 불렀다. 계산에 잘못은 없다. 틀린 것은 전제 — 등분배, 곧 “진동자는 어떤 에너지든 가질 수 있다”이다.

빈(1896)은 반대쪽에서 접근했다. 맥스웰 분포를 흉내 내 u∝ν3e−aν/Tu \propto \nu^3e^{-a\nu/T}를 제안했는데, 높은 진동수에서는 잘 맞고 낮은 진동수에서 실험보다 낮게 나왔다. 1900년 10월, 루벤스와 쿠를바움이 원적외선(λ=24–52 μm\lambda = 24\text{–}52\,\mathrm{\mu m})에서 빈의 식이 확실히 틀렸음을 보였고, 플랑크는 그 결과를 들은 당일 두 극한을 잇는 보간식을 만들었다.

플랑크의 가설 — 에너지는 hν의 정수배

섹션 제목: “플랑크의 가설 — 에너지는 hν의 정수배”

플랑크의 식을 얻는 가장 짧은 길은 그가 두 달 뒤(1900년 12월 14일)에 내놓은 물리적 유도다. 벽의 진동자(그는 벽에 있는 하전 진동자를 생각했고, 빛 자체가 아니었다 — 아래 의문 블록)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가 연속이 아니라

En=n hν,n=0,1,2,…E_n = n\,h\nu,\qquad n = 0, 1, 2, \dots

로 끊어져 있다고 하자. hh는 새 상수다. 온도 TT의 열평형에서 진동자가 에너지 EnE_n을 가질 확률은 볼츠만 인자 e−En/kBTe^{-E_n/k_BT}에 비례하므로(6.2), 평균 에너지는

⟨E⟩=∑n=0∞nhν e−nhν/kBT∑n=0∞e−nhν/kBT\langle E\rangle = \frac{\sum_{n=0}^{\infty} n h\nu\,e^{-nh\nu/k_BT}}{\sum_{n=0}^{\infty} e^{-nh\nu/k_BT}}

이다. x=hν/kBTx = h\nu/k_BT, q=e−xq = e^{-x}로 놓으면 분모는 기하급수 ∑qn=1/(1−q)\sum q^n = 1/(1-q)이고 (1.5.1무한급수와 수렴 판정), 분자는 그것을 xx로 미분한 것이다:

⟨E⟩=−hν ddxln⁡ ⁣(∑ne−nx)=−hν ddxln⁡11−e−x=hν e−x1−e−x=hνehν/kBT−1\begin{aligned} \langle E\rangle &= -h\nu\,\frac{d}{dx}\ln\!\left(\sum_{n} e^{-nx}\right) = -h\nu\,\frac{d}{dx}\ln\frac{1}{1-e^{-x}} \\[4pt] &= h\nu\,\frac{e^{-x}}{1-e^{-x}} = \frac{h\nu}{e^{h\nu/k_BT}-1} \end{aligned}

이것이 등분배 kBTk_BT를 대신할 값이다. 모드 밀도에 곱하면 플랑크의 복사 법칙(1900)이 나온다:

u(ν,T)=8πhν3c3 1ehν/kBT−1u(\nu,T) = \frac{8\pi h\nu^3}{c^3}\,\frac{1}{e^{h\nu/k_BT}-1}

파장으로 바꾸려면 u(λ) dλ=u(ν) dνu(\lambda)\,d\lambda = u(\nu)\,d\nu에 ν=c/λ\nu = c/\lambda, ∣dν∣=c dλ/λ2|d\nu| = c\,d\lambda/\lambda^2를 넣는다:

u(λ,T)=8πhcλ5 1ehc/λkBT−1u(\lambda,T) = \frac{8\pi hc}{\lambda^5}\,\frac{1}{e^{hc/\lambda k_BT}-1}

Atkins(7A.1)가 쓰는 ρ(λ,T)\rho(\lambda,T)가 이 식이고, Halliday(38-4)의 S(λ)S(\lambda)는 여기에 c/4c/4를 곱한 것이다. 1900년 실험값에 맞춰 플랑크가 얻은 h=6.55×10−34 J sh = 6.55\times10^{-34}\,\mathrm{J\,s}는 현재 값 6.626×10−346.626\times10^{-34}과 1 % 차이다. 같은 맞춤에서 kBk_B도 처음으로 정확히 나왔고, 거기서 아보가드로 수와 기본 전하까지 따라 나왔다 — 플랑크 자신은 이 부산물을 더 자랑스러워했다.

hν / kB​T ⟨E⟩ / kB​T 1 2 3 4 5 6 0.5 1 고전 (등분배): ⟨E⟩ = kB​T, 진동수와 무관 플랑크: ⟨E⟩ = hν / (ehν/kT − 1) hν = kB​T 에서 이미 0.58 1 − x/2 얼어붙은 몫 — 첫 계단 hν가 열에너지보다 높아 오르지 못한다 에너지가 계단이면 높은 진동수 모드는 열에서 빠진다 이 한 곡선이 자외선 파국을 없애고, 아인슈타인 고체의 열용량 감소도 준다
그림 5.1-2. 진동자 하나의 평균 에너지를 열에너지 k_BT로 나눈 값. 가로축은 hν/k_BT. 고전 등분배는 진동수와 무관하게 1이지만, 에너지가 hν 계단으로 끊어져 있으면 hν ≪ k_BT일 때만 1에 가깝고 hν ≳ k_BT부터 급히 떨어져 hν = 5k_BT에서 3 %가 된다. 두 선 사이의 옅은 영역이 '얼어붙은' 몫이다. 이 한 곡선이 자외선 파국을 없애고, 같은 곡선이 아인슈타인 고체의 저온 열용량 감소를 준다.직접 작도

플랑크의 식은 앞의 두 경험 법칙을 상수까지 준다. 전체 에너지 밀도는

utot=∫0∞u dν=8πhc3(kBTh)4∫0∞x3 dxex−1u_{\mathrm{tot}} = \int_0^\infty u\,d\nu = \frac{8\pi h}{c^3}\left(\frac{k_BT}{h}\right)^4\int_0^\infty\frac{x^3\,dx}{e^x-1}

이고, 마지막 적분은 Γ(4) ζ(4)=6⋅π4/90=π4/15\Gamma(4)\,\zeta(4) = 6\cdot\pi^4/90 = \pi^4/15다(1.5.9감마·베타 함수와 스털링 근사 — 1.5.9가 “흑체 복사의 ∫x3/(ex−1)\int x^3/(e^x-1)“이라 예고해 둔 자리가 여기다). 정리하면

utot=8π5kB415 c3h3 T4,σ=c4⋅8π5kB415 c3h3=2π5kB415 c2h3u_{\mathrm{tot}} = \frac{8\pi^5k_B^4}{15\,c^3h^3}\,T^4, \qquad \sigma = \frac{c}{4}\cdot\frac{8\pi^5k_B^4}{15\,c^3h^3} = \frac{2\pi^5k_B^4}{15\,c^2h^3}

로 T4T^4과 σ\sigma의 값 5.67×10−85.67\times10^{-8}이 그대로 나온다. 봉우리는 u(λ)u(\lambda)를 λ\lambda로 미분해 0으로 놓으면 x=hc/λkBTx = hc/\lambda k_BT에 대한 초월방정식 (5−x)ex=5(5-x)e^x = 5가 되고, 그 근 xmax⁡=4.965x_{\max} = 4.965에서

λmax⁡T=hc4.965 kB=2.898×10−3 m⋅K\lambda_{\max}T = \frac{hc}{4.965\,k_B} = 2.898\times10^{-3}\ \mathrm{m\cdot K}

다. 빈의 상수도 hh, cc, kBk_B의 조합이었다.

같은 가설, 다른 현상 — 아인슈타인 고체

섹션 제목: “같은 가설, 다른 현상 — 아인슈타인 고체”

플랑크의 식은 5년 동안 “복사에만 통하는 보간식”으로 남아 있었다. 그것이 진동자 일반의 성질이라는 것을 보인 것이 아인슈타인(1907)의 고체 열용량이다. 원자 NN개가 각각 세 방향으로 같은 진동수 νE\nu_E로 떠는 고체를 생각하면 등분배는 CV=3NkBC_V = 3Nk_B(듈롱–프티, 몰당 24.9 J/K24.9\,\mathrm{J/K})를 주는데, 다이아몬드는 실온에서 그 1/4이고 저온에서 모든 고체의 CVC_V가 0으로 간다. 플랑크의 평균 에너지를 쓰면 U=3N⟨E⟩U = 3N\langle E\rangle이고

CV=dUdT=3NkB(θET)2eθE/T(eθE/T−1)2,θE=hνEkBC_V = \frac{dU}{dT} = 3Nk_B\left(\frac{\theta_E}{T}\right)^2 \frac{e^{\theta_E/T}}{\left(e^{\theta_E/T}-1\right)^2}, \qquad \theta_E = \frac{h\nu_E}{k_B}

가 나온다(Atkins 7A.1(b)). T≫θET \gg \theta_E에서 3NkB3Nk_B, T≪θET \ll \theta_E에서 e−θE/Te^{-\theta_E/T}로 죽는다 — 그림 5.1-2의 곡선을 미분한 것이다. 다이아몬드의 θE≈1300 K\theta_E \approx 1300\,\mathrm K가 실온에서 열용량이 작은 이유다. 저온에서 실제 CV∝T3C_V \propto T^3이 되는 것은 진동수가 하나가 아니라 분포를 가지기 때문이고, 그것을 고친 것이 디바이(1912, 6.2.8)다. 실리콘의 디바이 온도 645 K645\,\mathrm K가 열용량·열전도·포논 산란의 척도로 11부 이후 계속 나온다.

실험이 말한 것 — 세기가 아니라 진동수

섹션 제목: “실험이 말한 것 — 세기가 아니라 진동수”

헤르츠(1887)가 전자기파를 검출하던 중 자외선을 받은 전극에서 불꽃이 더 잘 튀는 것을 보았고, 레나르트(1902)가 진공관에서 정량화했다. 금속 표면에 빛을 쬐면 전자가 튀어나온다(광전자). 튀어나온 전자를 맞은편 전극으로 모으면 전류가 흐르고, 전극에 역전압을 걸어 전자를 밀어내면 전류가 줄다가 어떤 전압 VsV_s에서 0이 된다. 이 정지 전압 VsV_s가 가장 빠른 광전자의 운동 에너지를 잰다: Kmax⁡=eVsK_{\max} = eV_s. 레나르트가 본 세 가지가 고전 파동론과 정면으로 어긋났다.

  1. 정지 전압은 빛의 세기와 무관하다. 빛을 밝게 하면 전류(전자의 수)는 늘지만 VsV_s (전자 하나의 에너지)는 그대로다. 파동론에서 세기는 진폭의 제곱이고 전자를 흔드는 힘은 진폭에 비례하므로, 밝을수록 빠른 전자가 나와야 한다.
  2. 문턱 진동수가 있다. 금속마다 정해진 ν0\nu_0 아래의 빛은 아무리 세게 쬐어도 전자를 전혀 내지 못한다. 파동론에서는 어떤 진동수든 세기만 충분하면 되어야 한다.
  3. 지연이 없다. 아주 약한 빛에서도 전자는 쬐는 즉시(측정 한계 10−9 s10^{-9}\,\mathrm s 안에) 나온다. 파동론으로 셈해 보면: 세기 1 W/m21\,\mathrm{W/m^2}의 빛이 원자 하나의 단면적 ∼3×10−20 m2\sim 3\times10^{-20}\,\mathrm{m^2}에 주는 전력은 3×10−20 W3\times10^{-20}\,\mathrm W이고, 전자를 떼어 내는 데 2 eV=3.2×10−19 J2\,\mathrm{eV} = 3.2\times10^{-19}\,\mathrm J가 들면 10초를 모아야 한다. 실제로는 나노초 안에 나온다.

아인슈타인의 광양자 — K = hν − Φ

섹션 제목: “아인슈타인의 광양자 — K = hν − Φ”

아인슈타인(1905)은 플랑크의 hνh\nu를 벽의 진동자가 아니라 빛 자체에 돌렸다. 진동수 ν\nu의 빛은 에너지 hνh\nu의 덩어리 — 광양자, 1926년부터 광자(photon) — 로 이루어져 있고, 전자 하나는 광자 하나를 통째로 흡수한다. 금속에서 전자를 빼내는 데 최소한 필요한 에너지를 일함수 Φ\Phi(work function)라 하면, 가장 얕게 묶여 있던 전자가 갖고 나오는 운동 에너지는

Kmax⁡=hν−Φ⟺eVs=hν−ΦK_{\max} = h\nu - \Phi \qquad\Longleftrightarrow\qquad eV_s = h\nu - \Phi

다. 세 가지 관찰이 한 줄로 설명된다. ① 세기는 광자의 개수를 바꾸지 광자 하나의 에너지를 바꾸지 않으므로 VsV_s는 세기와 무관하고, 전류(전자 수)만 세기에 비례한다. ② hν<Φh\nu < \Phi이면 광자 하나로는 부족하고, 광자 두 개가 한 전자에 동시에 흡수될 확률은 보통 세기에서 무시할 만하므로 문턱 ν0=Φ/h\nu_0 = \Phi/h가 생긴다. ③ 에너지가 덩어리로 오므로 모을 시간이 필요 없다 — 광자가 닿는 순간 전자가 나온다.

Φ\Phi는 금속의 페르미 준위에서 진공 준위까지의 에너지다(6.4·11부에서 정의를 다듬는다). 표면 상태에 따라 0.1–0.3 eV0.1\text{–}0.3\,\mathrm{eV}씩 흔들리는 값이지만 대표값을 적어 둔다.

금속CsKNaAlWCuAuPt
Φ\Phi (eV)2.142.302.284.284.554.655.15.65
λ0=hc/Φ\lambda_0 = hc/\Phi (nm)579539544290272267243219

알칼리 금속만 가시광으로 광전자를 내고, 나머지는 자외선이 필요하다. 광전관(photocell)과 광전자증배관의 음극이 세슘·안티몬 화합물인 이유다.

가시광 ν (10¹⁴ Hz) Vs​ (V) 2 4 6 8 10 12 14 16 -4 -2 2 4 −Φ/e = −2.14 V (Cs) −Φ/e = −4.31 V (Zn) ν0​ = Φ/h ν0​ (Zn) Cs Zn Δν = 4×10¹⁴ Hz ΔV = 1.65 V 기울기 = h/e = 4.14×10⁻¹⁵ V·s — 두 직선이 평행: 금속과 무관 빛의 세기를 바꿔도 이 그래프는 움직이지 않는다 정지 전압은 진동수의 직선 — 세기가 아니라 진동수가 전자 에너지를 정한다 가로 절편 Φ/h 와 세로 절편 −Φ/e 는 금속의 일함수, 기울기 h/e 는 자연 상수
그림 5.1-3. 정지 전압 대 진동수. 아인슈타인 식 eV_s = hν − Φ는 V_s가 ν의 일차함수라 말한다. 기울기 h/e는 금속과 무관한 자연 상수라 세슘과 아연의 직선이 평행하고, 가로 절편 ν₀ = Φ/h와 (직선을 아래로 연장한) 세로 절편 −Φ/e만 금속이 정한다. 세슘은 가시광 전역에서 광전자를 내지만 아연은 자외선이 필요하다. 빛의 세기를 바꿔도 이 그래프의 어느 점도 움직이지 않는다 — 세기는 전류를 바꿀 뿐이다.직접 작도

광자 그림이 낯설다면 수를 세어 보는 것이 빠르다. 파장 500 nm500\,\mathrm{nm}의 광자 하나는 1240/500=2.48 eV=3.97×10−19 J1240/500 = 2.48\,\mathrm{eV} = 3.97\times10^{-19}\,\mathrm J다. 세기 1 W/m21\,\mathrm{W/m^2}(흐린 날 실내 창가 정도)는 초당 m2\mathrm{m^2}당 2.5×10182.5\times10^{18}개다. 손톱만 한 면적(1 cm21\,\mathrm{cm^2})에 초당 2.5×10142.5\times10^{14}개 — 이 수가 커서 빛이 연속으로 보인다. 반대로 별빛 하나가 눈에 넣는 광자는 초당 수백 개 수준이고, 사람의 망막은 5–10개의 광자로도 반응한다.

이 셈이 반도체 광검출의 출발이다. 광전류 I=η e ΦphI = \eta\,e\,\Phi_{\mathrm{ph}} — 양자효율 η\eta × 기본 전하 × 초당 광자 수 — 이고, 입사 전력 PP에 대해 Φph=P/hν\Phi_{\mathrm{ph}} = P/h\nu이므로 응답도 R=I/P=ηe/hν=ηλ/1240 [A/W]R = I/P = \eta e/h\nu = \eta\lambda/1240\,[\mathrm{A/W}](파장은 nm)가 된다. 같은 η\eta라면 응답도가 파장에 비례해 오르는 것 — 실리콘 광다이오드의 응답도 곡선이 1000 nm1000\,\mathrm{nm} 근처까지 오르다 급히 꺾이는 모양 — 이 이 절의 산수다(17부).

광자에 에너지가 있다면 운동량도 있어야 한다. 전자기파가 운동량 p=E/cp = E/c를 나르는 것은 맥스웰 이론에서 이미 나온다(2.8.3에너지·운동량과 포인팅 벡터; 복사압). 광자 하나로 쓰면

p=Ec=hνc=hλp = \frac{E}{c} = \frac{h\nu}{c} = \frac{h}{\lambda}

다. 이것을 결정적으로 보인 것이 콤프턴(1923)이다. 몰리브데넘 Kα\alpha선(파장 λ=71.1 pm\lambda = 71.1\,\mathrm{pm}, 에너지 17.4 keV17.4\,\mathrm{keV})을 흑연에 쏘고 각도 θ\theta로 산란된 X선의 파장을 결정 분광기로 쟀다. 산란된 빛에는 봉우리가 둘 있었다. 하나는 원래 파장 λ\lambda 그대로, 다른 하나는 더 긴 λ′\lambda'이고, 그 차이가

Δλ=λ′−λ=λC (1−cos⁡θ),λC=hmec=2.426 pm\Delta\lambda = \lambda' - \lambda = \lambda_C\,(1-\cos\theta), \qquad \lambda_C = \frac{h}{m_ec} = 2.426\,\mathrm{pm}

으로 각도만의 함수였다. 표적 물질을 바꿔도, 입사 파장을 바꿔도 같은 곡선이다. λC\lambda_C를 전자의 콤프턴 파장이라 한다.

고전 파동론(톰슨 산란)에서는 파장이 변할 수 없다. 전자가 입사파의 진동수로 흔들리고 그 진동수로 재복사하기 때문이다. 세기·편광 의존성은 톰슨 공식으로 맞지만 파장 이동은 설명이 안 된다.

유도 — 당구공 충돌, 다만 상대론으로

섹션 제목: “유도 — 당구공 충돌, 다만 상대론으로”

콤프턴의 설명은 광자 하나와 정지한 전자 하나의 탄성 충돌이다(3.1.4운동량과 충돌). 전자가 받는 에너지가 keV\mathrm{keV} 단위라 전자는 상대론적으로 다루어야 하고, 광자는 질량이 0이라 E=pcE = pc다. 기호를 정리한다 — 프라임이 세 종류라 헷갈리기 쉬운 자리다.

기호무엇
λ\lambda, ν\nu, p=h/λp = h/\lambda충돌 전 광자의 파장·진동수·운동량
λ′\lambda', ν′\nu', p′=h/λ′p' = h/\lambda'충돌 후 광자 (프라임 = 산란 후)
pep_e, KK반동 전자의 운동량과 운동 에너지 (충돌 전은 0)
θ\theta광자가 꺾인 각. Halliday는 ϕ\phi
ϕ\phi전자가 튀어 나간 각

에너지 보존과 운동량 보존(벡터)을 쓴다:

hν+mec2=hν′+pe2c2+me2c4,p⃗=p⃗ ′+p⃗e⟹pe2=p2+p′2−2pp′cos⁡θ.\begin{aligned} h\nu + m_ec^2 &= h\nu' + \sqrt{p_e^2c^2 + m_e^2c^4}, \\[2pt] \vec p &= \vec p\,' + \vec p_e \quad\Longrightarrow\quad p_e^2 = p^2 + p'^2 - 2pp'\cos\theta . \end{aligned}

전자 변수를 없애는 것이 목표다. 에너지식에서 K=hν−hν′=c(p−p′)K = h\nu - h\nu' = c(p - p')이고, 상대론의 Ee2=pe2c2+me2c4E_e^2 = p_e^2c^2 + m_e^2c^4에 Ee=K+mec2E_e = K + m_ec^2을 넣으면 pe2c2=K2+2Kmec2p_e^2c^2 = K^2 + 2Km_ec^2이다. 운동량식과 맞추면

(p−p′)2+2mec (p−p′)=p2+p′2−2pp′cos⁡θmec (p−p′)=pp′(1−cos⁡θ)\begin{aligned} (p-p')^2 + 2m_ec\,(p-p') &= p^2 + p'^2 - 2pp'\cos\theta \\[2pt] m_ec\,(p-p') &= pp'(1-\cos\theta) \end{aligned}

양변을 mec pp′m_ec\,pp'으로 나누면

1p′−1p=1−cos⁡θmec⟹λ′−λ=hmec(1−cos⁡θ)\frac{1}{p'} - \frac{1}{p} = \frac{1-\cos\theta}{m_ec} \qquad\Longrightarrow\qquad \lambda' - \lambda = \frac{h}{m_ec}(1-\cos\theta)

이다. 마지막 줄에서 λ=h/p\lambda = h/p를 썼다 — 파장 이동이 운동량의 역수 차라는 것이 이 식의 정체다. 광자에 운동량 h/λh/\lambda를 주지 않으면 이 식은 나오지 않는다.

입사 광자 λ, p = h/λ 산란 광자 λ′ > λ 반동 전자 pe​ 전자 (정지) θ φ 광자 + 정지 전자의 탄성 충돌 에너지·운동량 보존 (상대론) θ Δλ (pm) 0° 45° 90° 135° 180° λC​ 2λC​ 2.43 pm 4.85 pm Δλ = λC​(1 − cos θ) 입사 파장·표적과 무관, 각도만이 정한다 pm 단위의 절대 이동이라 X선(수십 pm)에서는 보이고 가시광(수백 nm)에서는 묻힌다
그림 5.1-4. 콤프턴 산란. 왼쪽: 광자가 정지한 전자와 충돌해 각 θ로 산란되고 전자가 각 φ로 반동한다 — 에너지와 운동량이 상대론적으로 보존되는 당구공 충돌이다. 오른쪽: 파장 이동 Δλ = λ_C(1 − cos θ). θ = 0에서 0(스쳐 지나감), 90°에서 λ_C = 2.43 pm, 180°(되튐)에서 2λ_C = 4.85 pm. 입사 파장·표적 물질이 식에 없다는 것이 이 실험의 결정적 특징이다. 이동량이 pm 단위의 절댓값이라, 수십 pm의 X선에서는 수 %로 보이고 수백 nm의 가시광에서는 10⁻⁵으로 묻힌다.직접 작도

이동하지 않은 봉우리는 어디서 오는가. 원자에 단단히 묶인 안쪽 전자와 충돌하면 반동을 원자 전체가 받는다. 식의 mem_e가 원자 질량 MM으로 바뀌고, 탄소라면 M/me≈22,000M/m_e \approx 22{,}000이라 이동이 10−4 pm10^{-4}\,\mathrm{pm} — 측정되지 않는다. 그래서 봉우리가 둘이고, 가벼운 원소일수록(묶인 전자가 적을수록) 이동한 봉우리가 크다. 콤프턴이 흑연을 고른 이유다.

선 스펙트럼 — 원자는 정해진 색만 낸다

섹션 제목: “선 스펙트럼 — 원자는 정해진 색만 낸다”

흑체는 연속 스펙트럼을 내지만, 희박한 기체를 방전시키면 선 스펙트럼이 나온다 — 정해진 파장 몇 개만 밝고 나머지는 어둡다. 나트륨의 노란 589 nm589\,\mathrm{nm} 쌍선, 수은의 254 nm254\,\mathrm{nm} 자외선(살균등)과 436 nm436\,\mathrm{nm} 청색, 네온의 붉은 선들이 그것이다. 같은 기체에 백색광을 통과시키면 같은 파장만 흡수된 어두운 선이 남는다(흡수 스펙트럼 — 태양 스펙트럼의 프라운호퍼 선). 원소마다 선의 위치가 다르므로 19세기 분광학은 원소 분석 도구였다. 그러나 왜 그 파장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가장 단순한 원자인 수소의 가시광 선 네 개 — 656.3656.3, 486.1486.1, 434.0434.0, 410.2 nm410.2\,\mathrm{nm} — 를 발머(1885, 스위스의 고등학교 교사)가 하나의 식으로 맞췄다:

λ=364.6 nm×n2n2−4,n=3,4,5,6,…\lambda = 364.6\,\mathrm{nm}\times\frac{n^2}{n^2-4},\qquad n = 3, 4, 5, 6, \dots

뤼드베리(1888)가 이것을 파장의 역수로 다시 쓰자 구조가 드러났다:

1λ=RH(1n12−1n22),RH=1.0968×107 m−1,n2>n1\frac{1}{\lambda} = R_H\left(\frac{1}{n_1^2} - \frac{1}{n_2^2}\right), \qquad R_H = 1.0968\times10^{7}\ \mathrm{m^{-1}},\quad n_2 > n_1

n1=2n_1 = 2가 발머 계열이고, n1=1n_1 = 1(라이먼, 자외선, 1906), n1=3n_1 = 3(파셴, 적외선, 1908), n1=4n_1 = 4(브래킷), n1=5n_1 = 5(푼트)가 뒤따라 발견되었다. 리츠의 결합 원리(1908)가 그 뜻을 말한다 — 모든 선의 파수 1/λ1/\lambda는 어떤 수열 Tn=RH/n2T_n = R_H/n^2의 두 항의 차다. 원자 안에 에너지의 사다리가 있고, 빛은 그 두 칸 사이의 차이만 나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1908년에는 그 사다리가 무엇인지 몰랐다.

러더퍼드(1911)의 산란 실험으로 원자는 작고 무거운 양전하 핵 주위를 전자가 도는 구조가 되었다. 이것은 고전물리로는 존재할 수 없는 원자다. 원운동하는 전자는 가속하고, 가속하는 전하는 복사한다 (2.9.6점전하의 복사와 복사 반작용 — 라모어 공식 P=e2a2/6πε0c3P = e^2a^2/6\pi\varepsilon_0c^3). 에너지를 잃으면서 궤도가 줄어들고, 회전 진동수가 연속적으로 올라가므로 연속 스펙트럼을 내며, 계산하면 약 10−11 s10^{-11}\,\mathrm s 만에 핵으로 떨어진다. 원자는 안정하고 선 스펙트럼을 내므로 둘 다 틀렸다.

보어는 러더퍼드 원자에 플랑크의 hh를 넣었다. 유도가 아니라 가정이다.

  1. 전자는 특정한 정상 상태(stationary state) 궤도에서만 돌고, 그 궤도에서는 고전 전자기학의 예측과 달리 복사하지 않는다.
  2. 허용되는 궤도는 각운동량이 ℏ\hbar의 정수배인 것이다(3.1.6각운동량과 그 보존): L=mevr=nℏ,n=1,2,3,…L = m_evr = n\hbar,\qquad n = 1, 2, 3, \dots
  3. 전자가 에너지 EiE_i의 궤도에서 EfE_f의 궤도로 뛰어내릴 때 그 차이가 광자 하나로 나간다: hν=Ei−Efh\nu = E_i - E_f. 거꾸로 그 진동수의 광자를 흡수하면 올라간다.

셋 중 둘째가 계산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이고, 왜 하필 nℏn\hbar인지는 다음 절의 드브로이가 답한다. 셋째가 리츠의 결합 원리를 설명한다 — 1/λ=(Ei−Ef)/hc1/\lambda = (E_i - E_f)/hc가 두 항의 차다.

계산은 뉴턴 역학 한 줄과 가정 2를 연립하는 것이다. 핵(전하 +Ze+Ze, 무한히 무겁다고 두고)의 쿨롱 인력이 구심력이다:

Ze24πε0r2=mev2r과mevr=nℏ\frac{Ze^2}{4\pi\varepsilon_0r^2} = \frac{m_ev^2}{r} \qquad\text{과}\qquad m_evr = n\hbar

첫 식에서 mev2=Ze2/4πε0rm_ev^2 = Ze^2/4\pi\varepsilon_0r, 둘째에서 v=nℏ/merv = n\hbar/m_er. 넣으면 rr이 풀린다:

rn=n2Z a0,a0=4πε0ℏ2mee2=0.0529 nmr_n = \frac{n^2}{Z}\,a_0, \qquad a_0 = \frac{4\pi\varepsilon_0\hbar^2}{m_ee^2} = 0.0529\,\mathrm{nm}

a0a_0가 보어 반지름이다. 속도는

vn=Zn αc,α=e24πε0ℏc=1137.04v_n = \frac{Z}{n}\,\alpha c, \qquad \alpha = \frac{e^2}{4\pi\varepsilon_0\hbar c} = \frac{1}{137.04}

이고, 여기서 미세구조상수 α\alpha가 처음 나온다 — 바닥 상태의 전자 속도가 광속의 1/137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비상대론 계산이 0.005 %(α2/2\alpha^2/2) 정확도로 통한다. 에너지는 운동 에너지 12mev2\tfrac12m_ev^2과 퍼텐셜 에너지 −Ze2/4πε0r-Ze^2/4\pi\varepsilon_0r의 합인데, 구심력 조건에 의해 K=−U/2K = -U/2(비리얼 정리)이므로 E=K+U=U/2E = K + U = U/2:

En=−12 Ze24πε0rn=−mee42(4πε0)2ℏ2 Z2n2=−13.6 eV×Z2n2E_n = -\frac{1}{2}\,\frac{Ze^2}{4\pi\varepsilon_0r_n} = -\frac{m_ee^4}{2(4\pi\varepsilon_0)^2\hbar^2}\,\frac{Z^2}{n^2} = -13.6\,\mathrm{eV}\times\frac{Z^2}{n^2}

수소(Z=1Z = 1)의 바닥 상태 에너지 −13.6 eV-13.6\,\mathrm{eV}가 이온화 에너지이고, 실측값 13.598 eV13.598\,\mathrm{eV}과 맞는다. 가정 3으로 스펙트럼을 쓰면

1λ=En2−En1hc=mee48ε02h3c(1n12−1n22)\frac{1}{\lambda} = \frac{E_{n_2} - E_{n_1}}{hc} = \frac{m_ee^4}{8\varepsilon_0^2h^3c}\left(\frac{1}{n_1^2} - \frac{1}{n_2^2}\right)

— 뤼드베리 공식이 그대로 나오고, 앞의 상수 뭉치가 R∞=1.0974×107 m−1R_\infty = 1.0974\times10^7\,\mathrm{m^{-1}}로 계산된다. 경험 상수 RHR_H가 mem_e, ee, hh, cc, ε0\varepsilon_0의 조합으로 계산된 것이다. 발머의 364.6 nm364.6\,\mathrm{nm}는 4/RH4/R_H, 곧 발머 계열의 극한(n2→∞n_2 \to \infty)이었다.

E (eV) 0 -2 -4 -6 -8 -10 -12 -13.6 n = ∞ (이온화, E = 0) n = 1 −13.6 eV n = 2 −3.40 eV n = 3 −1.51 eV n = 4 −0.85 n = 6 라이먼 자외선 Lyα 121.6 nm 발머 · 가시광 Hα 656 Hβ 486 Hγ 434 Hδ 410 nm 파셴 · 적외선 1875 nm 준위는 1/n² 사다리 — 위로 갈수록 촘촘해져 0 에 몰린다 한 계열 = 같은 아래 준위로 떨어지는 전이들. 선의 파장은 두 준위의 차 hc/λ = Ei​ − Ef​
그림 5.1-5. 수소 원자의 에너지 준위 E_n = −13.6 eV/n²과 세 계열. 준위 간격이 1/n²으로 줄어 위로 갈수록 촘촘해지고 E = 0(이온화, 전자가 자유로워지는 문턱)에 몰린다. 그 위는 연속 준위다. 한 계열은 같은 아래 준위로 떨어지는 전이들의 묶음 — n = 1로 떨어지면 라이먼(자외선, Lyα 121.6 nm), n = 2로 떨어지면 발머(가시광 네 선), n = 3으로 떨어지면 파셴(적외선). 선의 파장은 두 준위의 에너지 차 hc/λ = E_i − E_f로 정해진다.직접 작도

핵을 무한히 무겁다고 둔 것을 고치면 전자 대신 환산질량 μ=meM/(me+M)\mu = m_eM/(m_e + M)이 들어간다 (이 절에서 μ\mu는 환산질량이다 — 6절의 자기 모멘트가 아니다). 수소는 M=1836 meM = 1836\,m_e라 μ/me=0.99946\mu/m_e = 0.99946이고, 뤼드베리 상수가

RH=R∞1+me/Mp=1.09678×107 m−1R_H = \frac{R_\infty}{1 + m_e/M_p} = 1.09678\times10^7\ \mathrm{m^{-1}}

으로 R∞R_\infty보다 0.054 % 작아진다 — 실측값 1.0968×1071.0968\times10^7과 다섯 자리까지 맞는다. 중수소 (M=2MpM = 2M_p)는 μ\mu가 조금 더 커서 모든 선이 0.027 % 짧은 쪽으로 옮겨 간다: Hα\alpha 656.28→656.10 nm656.28 \to 656.10\,\mathrm{nm}, 차이 0.18 nm0.18\,\mathrm{nm}. 유리(1932)가 이 작은 위성선을 찾아 중수소를 발견했다(노벨상 1934). 보어 모형이 소수점 넷째 자리로 맞은 사례다.

대응 원리 — 큰 n에서 고전과 만난다

섹션 제목: “대응 원리 — 큰 n에서 고전과 만난다”

보어는 자기 가정을 고전과 잇는 다리도 놓았다. 아주 큰 nn에서 이웃 준위 사이의 전이 진동수는

νn→n−1=R∞c[1(n−1)2−1n2]≈2R∞cn3\nu_{n\to n-1} = R_\infty c\left[\frac{1}{(n-1)^2} - \frac{1}{n^2}\right] \approx \frac{2R_\infty c}{n^3}

이다. 한편 nn번째 궤도의 고전적 회전 진동수는 vn/2πrn=αc/(2πa0n3)v_n/2\pi r_n = \alpha c/(2\pi a_0n^3)이고, αc/2πa0=2R∞c\alpha c/2\pi a_0 = 2R_\infty c이므로 둘이 같다 — 큰 궤도에서 방출되는 빛의 진동수는 고전 전자기학이 말하는 회전 진동수와 일치한다. 이것이 대응 원리(correspondence principle)다: 양자수가 크면 양자 결과가 고전 결과로 간다. 이 원리는 이후 양자역학 전체를 세우는 지침이 되었고, 반도체에서는 “양자우물의 준위가 촘촘해지면 연속 밴드로 본다”는 판단의 근거다. n=100n = 100 근처의 뤼드베리 원자(반지름 0.5 μm0.5\,\mathrm{\mu m})가 이 극한을 실험실에서 보여 준다.

프랑크–헤르츠 — 빛 없이 본 사다리

섹션 제목: “프랑크–헤르츠 — 빛 없이 본 사다리”

준위가 정말 끊어져 있다는 것을 빛을 쓰지 않고 보인 실험이 프랑크와 헤르츠(1914)다. 수은 증기 속에서 전자를 가속시키며 전류를 재면, 가속 전압이 4.9 V4.9\,\mathrm V의 정수배가 될 때마다 전류가 급히 떨어진다. 전자가 4.9 eV4.9\,\mathrm{eV}를 가지면 수은 원자와 비탄성 충돌로 그 에너지를 통째로 넘겨 주고 느려지기 때문이다 — 그보다 작은 에너지는 넘길 수 없다(원자에 그런 준위가 없다). 동시에 증기에서 254 nm254\,\mathrm{nm} 자외선이 나오는데, 1240/4.9=253 nm1240/4.9 = 253\,\mathrm{nm}다. 준위 차를 충돌로도, 빛으로도 재서 같은 값을 얻은 것이다. Oxtoby(§4.2)가 이 실험을 스펙트럼과 나란히 두는 이유다.

1924년 드브로이는 박사 논문에서 3절의 식을 거꾸로 읽었다. 파동이라 알던 빛이 입자의 성질 (E=hνE = h\nu, p=h/λp = h/\lambda)을 가진다면, 입자라 알던 전자도 파동의 성질을 가져야 하지 않는가. 운동량 pp인 입자에 파장

λ=hp,ν=Eh\lambda = \frac{h}{p},\qquad \nu = \frac{E}{h}

를 붙인다. 이것이 드브로이 파장이다. 광자에서는 결과였던 식이 입자에서는 가설이다. 근거는 대칭성 하나였고, 심사위원들은 판단을 못 해 아인슈타인에게 논문을 보냈다. 아인슈타인은 “두꺼운 장막의 한 귀퉁이를 들어 올렸다”고 답했다.

비상대론적 입자(p=2mKp = \sqrt{2mK})의 파장을 전자에 대해 수치로 쓰면

λ=h2meK=1.226 nmK [eV]\lambda = \frac{h}{\sqrt{2m_eK}} = \frac{1.226\,\mathrm{nm}}{\sqrt{K\,[\mathrm{eV}]}}

이다. 크기를 익히기 위한 표:

무엇운동 에너지·조건λ\lambda
전자1 eV1\,\mathrm{eV}1.23 nm1.23\,\mathrm{nm}
전자54 eV54\,\mathrm{eV} (데이비슨–저머)0.167 nm0.167\,\mathrm{nm}
전자100 eV100\,\mathrm{eV} (LEED)0.123 nm0.123\,\mathrm{nm}
전자10 keV10\,\mathrm{keV} (SEM·RHEED)12.2 pm12.2\,\mathrm{pm}
전자100 keV100\,\mathrm{keV} (TEM, 상대론 보정)3.70 pm3.70\,\mathrm{pm}
전자300 keV300\,\mathrm{keV} (TEM)1.97 pm1.97\,\mathrm{pm}
전자실온 열운동 32kBT\tfrac32k_BT6.2 nm6.2\,\mathrm{nm}
열중성자25 meV25\,\mathrm{meV}0.18 nm0.18\,\mathrm{nm}
C60_{60}220 m/s220\,\mathrm{m/s}2.5 pm2.5\,\mathrm{pm}
야구공145 g145\,\mathrm g, 40 m/s40\,\mathrm{m/s}1.1×10−34 m1.1\times10^{-34}\,\mathrm m

전자의 파장이 eV\mathrm{eV} 급에서 원자 간격(0.1–0.5 nm0.1\text{–}0.5\,\mathrm{nm})과 같은 급이다 — 결정이 X선을 회절시키듯 전자도 회절시켜야 한다. 야구공의 10−34 m10^{-34}\,\mathrm m는 어떤 구멍보다도 작아 파동성이 절대 안 보인다. hh가 작다는 것이 거시 세계가 고전적인 이유다.

보어 조건의 정체 — 궤도에 파장이 정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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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브로이 가설이 먼저 설명한 것은 4절에서 미뤄 둔 질문, 왜 L=nℏL = n\hbar인가였다. 전자가 파동이면 원 궤도를 따라 도는 파동은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왔을 때 자기 자신과 이어져야 한다 — 그렇지 않으면 바퀴마다 위상이 어긋나 스스로 상쇄된다(3.2.8파동의 중첩과 정상파의 정상파 조건이 원 위에 놓인 것). 둘레에 파장이 정수 개 들어가야 한다:

2πr=nλ=nhmev⟺mevr=nh2π=nℏ2\pi r = n\lambda = n\frac{h}{m_ev} \qquad\Longleftrightarrow\qquad m_evr = n\frac{h}{2\pi} = n\hbar

보어의 가정 2가 정상파 조건이었다. 양자화는 외부에서 부과한 규칙이 아니라, 파동이 닫힌 공간에 갇힐 때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 기타 줄이 정해진 진동수로만 우는 것과 같다. 이 그림은 5.3에서 상자 속 입자로, 5.5에서 3차원 수소 원자로, 7부에서 결정 속 전자의 밴드로 확장된다. 갇힘의 종류는 달라도 논리는 하나다: 경계 조건이 파장을 고르고, 파장이 에너지를 고른다.

n = 3 2πr = 3λ — 제자리로 돌아온다 허용되는 궤도 (정상파) 이음매: 위상이 π 어긋남 n = 3.5 두 번째 바퀴(점선)가 첫 바퀴와 반대 부호 스스로 상쇄 — 허용되지 않는다 보어의 mvr = nħ 는 2πr = nλ 와 같은 말이다 — 양자화는 전자가 자기 자신과 간섭한 결과
그림 5.1-6. 드브로이가 읽은 보어 조건. 왼쪽: 둘레에 파장이 정확히 3개 들어가는 궤도(n = 3) — 한 바퀴 돈 파동이 제자리로 돌아와 자기 자신과 이어지는 정상파다. 오른쪽: 파장이 3.5개 들어가는 궤도 — 한 바퀴 뒤 위상이 π 어긋나 두 번째 바퀴(점선)가 첫 바퀴와 반대 부호가 되고, 계속 돌면 스스로 상쇄된다. 허용되는 것은 2πr = nλ, 곧 m_e v r = nħ뿐이다. 양자화는 전자가 자기 자신과 간섭한 결과다.직접 작도

데이비슨–저머 (1927) — 결정이 전자를 회절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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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의 검증은 우연에서 왔다. 벨 연구소의 데이비슨과 저머는 니켈 표면에 저에너지 전자를 쏘아 산란 분포를 재고 있었는데, 진공관이 깨져 표면이 산화되자 이를 고치려고 고온에서 오래 가열했고, 그 결과 다결정이던 니켈이 큰 단결정으로 재결정되었다. 그 뒤부터 산란 전자가 특정 각도에서만 강하게 나왔다. 54 eV54\,\mathrm{eV}의 전자를 표면에 수직으로 쏘았을 때 φ=50°\varphi = 50°에서 뚜렷한 봉우리 — X선 회절과 똑같은 모양이었다.

표면의 원자열이 회절 격자 역할을 한다(3.6.5회절 격자와 분해능). 이웃한 원자열(간격 dd)에서 각 φ\varphi로 나가는 두 파의 경로차가 dsin⁡φd\sin\varphi이고, 이것이 파장의 정수배일 때 보강한다:

dsin⁡φ=mλ,m=1,2,…d\sin\varphi = m\lambda,\qquad m = 1, 2, \dots

X선으로 이미 알던 니켈의 원자열 간격 d=0.215 nmd = 0.215\,\mathrm{nm}를 넣으면 λ=0.215×sin⁡50°=0.165 nm\lambda = 0.215\times\sin50° = 0.165\,\mathrm{nm}. 한편 드브로이 식은 1.226/54=0.167 nm1.226/\sqrt{54} = 0.167\,\mathrm{nm}. 서로 무관한 두 계산이 1 % 안에서 만난다. 가속 전압을 바꾸면 봉우리 각도가 sin⁡φ∝1/V\sin\varphi \propto 1/\sqrt V로 움직이는 것까지 맞았다.

Ni 표면 원자열, d = 0.215 nm 입사 전자 54 eV (수직 입사) 경로차 d sin φ φ = 50° 보강 조건 d sin φ = λ → 0.215 × sin 50° = 0.165 nm V λ (nm) 50 V 100 V 150 V 0.1 0.2 0.3 λ = h/√(2me​eV) = 1.226 nm / √V d sin 50° = 0.165 nm 54 V → 0.167 nm 전자의 드브로이 파장 독립적으로 계산한 두 숫자가 1 % 안에서 맞는다 결정이 X선에 하는 일을 전자에도 한다 — 회절 봉우리의 위치가 파장을 재고, 그 파장이 h/p 다
그림 5.1-7. 데이비슨–저머 실험. 왼쪽: 니켈 표면의 원자열(간격 d = 0.215 nm)에 54 eV 전자가 수직 입사해 φ = 50°로 나갈 때, 이웃 원자열에서 나온 두 파의 경로차 d sin φ가 한 파장이면 보강한다 — 회절 격자 조건 그대로다. 여기서 λ = 0.165 nm. 오른쪽: 드브로이 파장 λ = h/√(2m_e eV) = 1.226 nm/√V. 54 V에서 0.167 nm(점)이고, 격자 조건에서 얻은 0.165 nm(가로 점선)와 1 % 안에서 맞는다. 결정이 X선에 하는 일을 전자에도 한다.직접 작도

같은 해 G. P. 톰슨은 얇은 금속박에 keV\mathrm{keV} 전자를 투과시켜 X선의 디바이–셰러 고리와 같은 동심원 무늬를 얻었다. 그의 아버지 J. J. 톰슨은 1897년 전자가 입자임을 보여 노벨상을 받았고, 아들은 1937년 전자가 파동임을 보여 노벨상을 받았다 — 둘 다 옳다. 이후 물질파는 중성자(1936), 헬륨 원자, C60_{60} 풀러렌(1999, λ=2.5 pm\lambda = 2.5\,\mathrm{pm}인데도 회절 격자에서 간섭), 원자 2000개짜리 분자(2019)에서 확인되었다.

위상 속도와 군속도 — 파동은 어디로 가는가

섹션 제목: “위상 속도와 군속도 — 파동은 어디로 가는가”

드브로이 파동에 진동수 ν=E/h\nu = E/h를 붙이면 곧바로 이상한 점이 하나 생긴다. 위상 속도 vp=λν=E/pv_p = \lambda\nu = E/p는 비상대론에서 E=p2/2mE = p^2/2m을 넣으면 vp=p/2m=v/2v_p = p/2m = v/2 — 입자 속도의 절반이고, 상대론에서 E=γmc2E = \gamma mc^2을 넣으면 vp=c2/v>cv_p = c^2/v > c — 광속보다 빠르다. 어느 쪽도 입자의 속도가 아니다. 위상 속도는 무한히 긴 단색 파동의 마루가 움직이는 속도이고, 어디에도 국소화되어 있지 않은 파동에는 “입자가 있는 곳”이라는 것이 없으므로 이것이 입자 속도와 다른 것은 모순이 아니다.

입자를 나타내려면 파장이 조금씩 다른 파동을 겹쳐 파동 묶음(wave packet)을 만들어야 하고, 묶음의 봉우리가 움직이는 속도가 군속도 vg=dω/dkv_g = d\omega/dk다(3.2.11분산과 군속도). ω=E/ℏ\omega = E/\hbar, k=p/ℏk = p/\hbar이므로

vg=dωdk=dEdp=pm=vv_g = \frac{d\omega}{dk} = \frac{dE}{dp} = \frac{p}{m} = v

— 비상대론이든 상대론이든(dE/dp=pc2/E=vdE/dp = pc^2/E = v) 입자 속도다. 드브로이는 이것을 1924년 논문에서 이미 보였다. 이 계산이 말하는 것은, 입자의 운동학이 전부 분산 관계 ω(k)\omega(k) 하나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분산 관계 ω(k)\omega(k)vp=ω/kv_p = \omega/kvg=dω/dkv_g = d\omega/dk
진공 중 광자ω=ck\omega = ckcccc
자유 전자 (비상대론)ω=ℏk2/2m\omega = \hbar k^2/2mℏk/2m\hbar k/2mℏk/m=v\hbar k/m = v

광자의 분산은 직선이라 묶음이 모양을 유지하며 가고, 전자의 분산은 포물선이라 파장이 다른 성분이 다른 속도로 가서 묶음이 퍼진다. 5.2의 슈뢰딩거 방정식은 “어떤 파동 방정식이 평면파 ei(kx−ωt)e^{i(kx-\omega t)}를 해로 가지면서 ω=ℏk2/2m\omega = \hbar k^2/2m을 주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고, 7부의 밴드 구조 E(k)E(k)는 결정 속 전자의 분산 관계이며, 유효질량 m∗=ℏ2/(d2E/dk2)m^* = \hbar^2/(d^2E/dk^2)는 그 포물선의 곡률이다. 이 절의 표가 그 출발점이다.

장치 — 불균일 자기장이 자기 모멘트를 가른다

섹션 제목: “장치 — 불균일 자기장이 자기 모멘트를 가른다”

앞의 다섯 절은 에너지와 운동량이 끊어져 있음을 보았다. 이 절은 각운동량의 방향이 끊어져 있음을 보인 실험이고, 동시에 양자역학의 가장 낯선 성질 — 측정이 상태를 바꾼다 — 을 가장 단순한 계에서 드러낸다. Sakurai가 교과서를 이 실험으로 여는 이유가 그것이다.

전자가 원자 안에서 각운동량을 가지면 전류 고리처럼 자기 모멘트 μ\boldsymbol\mu를 가진다 (이 절에서 μ\mu는 자기 모멘트다 — 4절의 환산질량이 아니다). 균일한 자기장은 모멘트에 토크만 주지만, 불균일한 자기장은 힘을 준다(2.5.1자기 쌍극자의 토크와 힘): 에너지 U=−μ⋅BU = -\boldsymbol\mu\cdot\mathbf B에서

Fz=−∂U∂z=μz ∂Bz∂zF_z = -\frac{\partial U}{\partial z} = \mu_z\,\frac{\partial B_z}{\partial z}

— zz 방향으로 자기장이 세지는 곳에서 모멘트의 zz 성분이 양이면 위로, 음이면 아래로 끌린다. 힘의 크기가 μz\mu_z에 비례하므로, 이 장치는 μz\mu_z를 재는 장치다.

슈테른과 게를라흐(1922)는 은을 1300 K1300\,\mathrm K로 가열해 원자 빔을 뽑고, 슬릿으로 가늘게 만든 뒤, 한쪽 극이 칼날처럼 뾰족한 자석 사이(∂Bz/∂z∼10 T/cm\partial B_z/\partial z \sim 10\,\mathrm{T/cm}, 길이 3.5 cm3.5\,\mathrm{cm}) 를 통과시켜 유리판에 받았다. 은 원자를 고른 이유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면서(로렌츠 힘으로 빔이 휘지 않는다) 전자 47개 중 46개가 짝을 이뤄 상쇄되고 5s 전자 하나만 자기 모멘트를 내기 때문이다 — 원자 하나가 전자 하나의 모멘트를 나른다.

고전물리의 예상은 분명하다. 원자로에서 나온 원자의 모멘트는 아무 방향이나 향하므로 μz=μcos⁡θ\mu_z = \mu\cos\theta가 −μ-\mu에서 +μ+\mu까지 연속이고, 유리판에는 위아래로 번진 띠 하나가 생겨야 한다. 관측은 두 점이었다. μz\mu_z는 +μB+\mu_B 아니면 −μB-\mu_B, 그 사이 값은 없다. 여기서 μB=eℏ/2me=9.274×10−24 J/T\mu_B = e\hbar/2m_e = 9.274\times10^{-24}\,\mathrm{J/T}가 보어 마그네톤 — 각운동량 ℏ\hbar에 해당하는 자기 모멘트다. 갈라진 폭은 0.2 mm0.2\,\mathrm{mm} 정도였다 (F/m=μB ∂zB/mAg≈5×104 m/s2F/m = \mu_B\,\partial_zB/m_{\mathrm{Ag}} \approx 5\times10^4\,\mathrm{m/s^2}가 50 μs50\,\mathrm{\mu s} 동안 작용).

Ag 원자로 ~1300 K 슬릿 N S 불균일 자기장 — 위로 갈수록 세다 z ∂Bz/∂z > 0 μz = +μB μz = −μB 스크린 스크린 정면 고전 예상 +ħ/2 −ħ/2 연속 띠 대신 두 점 — 자기 모멘트의 z 성분이 두 값만 가진다 (공간 양자화)
그림 5.1-8. 슈테른–게를라흐 장치의 옆모습. 원자로에서 나온 은 원자 빔이 슬릿을 지나 위가 뾰족한 N극과 아래가 파인 S극 사이의 불균일 자기장(∂B_z/∂z > 0)을 통과한다. 모멘트의 z 성분 μ_z에 비례하는 힘 F_z = μ_z ∂B_z/∂z가 원자를 위아래로 밀어 스크린 위의 위치가 μ_z를 잰다. 고전 예상(오른쪽 확대, 옅은 띠)은 μ_z가 −μ에서 +μ까지 연속이므로 번진 띠 하나이고, 관측(진한 두 점)은 μ_z = ±μ_B 두 값뿐이다 — 공간 양자화. 두 점은 스핀 S_z = ±ħ/2에 대응한다.직접 작도

1922년의 해석은 보어–좀머펠트의 공간 양자화였다. 궤도 각운동량의 zz 성분이 mℏm\hbar (m=−l,…,lm = -l, \dots, l)로만 허용되면 점이 2l+12l+1개 생긴다. 그런데 이것은 언제나 홀수다. 두 점은 설명이 안 되는데도 “l=1l = 1이고 m=0m = 0은 어떤 이유로 빠진다”는 식으로 넘어갔다. 은의 5s 전자는 사실 l=0l = 0이라 궤도 모멘트가 없다는 것을 당시에는 몰랐다.

답은 3년 뒤 왔다. 울렌벡과 하우트스미트(1925)가 스펙트럼의 미세 구조를 설명하려고 전자에 고유 각운동량 스핀 SS를 주었고, 그 크기는 s=12s = \tfrac12, zz 성분은 Sz=±ℏ/2S_z = \pm\hbar/2 — 정확히 두 값이다. 자기 모멘트는 μz=−gsμBSz/ℏ\mu_z = -g_s\mu_B S_z/\hbar이고 전자의 gs≈2g_s \approx 2라 μz=∓μB\mu_z = \mp\mu_B. 슈테른–게를라흐의 두 점은 스핀 ½의 첫 직접 관측이었던 것이다(1927년 필립스와 테일러가 l=0l = 0이 확실한 수소 원자로 같은 결과를 얻어 못박았다). “스핀”이라는 이름은 전자가 팽이처럼 돈다는 그림에서 왔지만, 그 그림은 틀렸다 — 고전 반지름으로 계산하면 표면이 광속을 넘는다. 스핀은 고전적 대응물이 없는 순수 양자적 각운동량이고, 5.6에서 파울리 행렬로 다룬다.

Sz=±ℏ/2S_z = \pm\hbar/2의 부호를 앞으로 ∣+⟩|+\rangle, ∣−⟩|-\rangle 또는 “위·아래”라 부른다. 은 원자 하나는 이 둘 중 하나의 상태에 있고, SG 장치는 그 상태를 읽어 원자를 공간적으로 갈라 놓는다.

잇달아 통과시키면 — 측정이 상태를 지운다

섹션 제목: “잇달아 통과시키면 — 측정이 상태를 지운다”

Sakurai §1.1의 핵심은 장치를 둘 이상 이어 붙이는 사고실험이다(실제로도 한다). SGz^\mathrm{SG}\hat z는 zz 방향 자기장 기울기를 가진 장치, SGx^\mathrm{SG}\hat x는 xx 방향인 장치다.

(a) SGz^→SGz^\mathrm{SG}\hat z \to \mathrm{SG}\hat z. 첫 장치에서 위쪽(Sz+S_z+) 빔만 남기고 아래쪽을 막은 뒤 두 번째 SGz^\mathrm{SG}\hat z에 넣으면 전부 위로 나온다. Sz−S_z-는 없다. 상식대로다 — 같은 것을 다시 재면 같은 값이다.

(b) SGz^→SGx^\mathrm{SG}\hat z \to \mathrm{SG}\hat x. Sz+S_z+ 빔을 SGx^\mathrm{SG}\hat x에 넣으면 Sx+S_x+와 Sx−S_x-가 반반으로 나온다. 이것도 이해할 수 있다 — zz 성분이 위라고 해서 xx 성분이 정해질 이유는 없다. 고전적으로는 “모멘트가 zz축 위쪽 어딘가를 향하고 xx 성분은 임의”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c) SGz^→SGx^→SGz^\mathrm{SG}\hat z \to \mathrm{SG}\hat x \to \mathrm{SG}\hat z. (b)의 Sx+S_x+ 빔만 남겨 세 번째 장치 SGz^\mathrm{SG}\hat z에 넣는다. 고전 그림대로라면 이 원자들은 Sz+S_z+이면서 Sx+S_x+인 원자들이니 전부 위로 나와야 한다. 실제로는 Sz+S_z+와 Sz−S_z-가 반반이다. (a)에서 확실히 걸러 냈던 Sz−S_z-가 되살아난 것이다.

(a) Ag 빔 SG ẑ Sz+ Sz− 차단 SG ẑ Sz+ 100 % Sz− 없음 같은 축은 다시 재도 같다 (b) SG ẑ Sz+ SG x̂ Sx+ 50 % Sx− 50 % z를 알아도 x는 반반 (c) SG ẑ Sz+ SG x̂ Sx+ Sx− 차단 SG ẑ Sz+ 50 % Sz− 50 % x를 재는 순간 z의 기억이 지워진다 (a)에서 걸러 낸 Sz− 가 (c)에서 되살아난다 — Sz 와 Sx 는 동시에 정해질 수 없다
그림 5.1-9. 잇달아 놓은 슈테른–게를라흐 장치 (Sakurai §1.1). (a) z 장치에서 S_z+만 골라 다시 z 장치에 넣으면 S_z+만 나온다 — 같은 축의 재측정은 같은 값이다. (b) S_z+ 빔을 x 장치에 넣으면 S_x+와 S_x−가 반반이다. (c) 거기서 S_x+만 골라 다시 z 장치에 넣으면 S_z+와 S_z−가 반반이다 — (a)에서 걸러 냈던 S_z−가 되살아났다. S_x를 재는 순간 S_z의 정보가 지워진 것이고, 두 성분을 동시에 정해 둘 수 없다.직접 작도

(c)가 말하는 것은 하나다. SxS_x를 재는 행위가 SzS_z의 값을 지웠다. SzS_z와 SxS_x는 동시에 정해질 수 없는 양 — 뒤에서 양립 불가능한 관측량(incompatible observables)이라 부르고, 5.2.5의 불확정성 원리가 그 일반형이다. 고전 벡터 μ\boldsymbol\mu는 세 성분을 동시에 가지지만, 스핀은 한 번에 한 성분만 “가진다”. (b)에서 “모멘트가 zz축 위쪽 어딘가를 향한다”고 말한 것이 틀린 그림이었다.

편광과의 유사 — 상태는 벡터이고, 확률은 그 제곱이다

섹션 제목: “편광과의 유사 — 상태는 벡터이고, 확률은 그 제곱이다”

Sakurai는 이 결과를 빛의 편광으로 번역한다(3.5.7편광의 종류와 편광자). xx 편광자를 지난 빛은 yy 편광자를 통과하지 못한다(a와 같다). 그런데 둘 사이에 45°45° 편광자를 끼우면 빛이 통과한다 (c와 같다). 이유는 편광 벡터의 산수다. 45°45° 편광 상태는

x^′=12(x^+y^),y^′=12(−x^+y^)\hat{\mathbf x}' = \frac{1}{\sqrt2}(\hat{\mathbf x} + \hat{\mathbf y}), \qquad \hat{\mathbf y}' = \frac{1}{\sqrt2}(-\hat{\mathbf x} + \hat{\mathbf y})

— xx 편광과 yy 편광의 중첩이다. xx 편광 빛을 45°45° 편광자에 넣으면 x^′\hat{\mathbf x}' 성분 (x^⋅x^′=1/2\hat{\mathbf x}\cdot\hat{\mathbf x}' = 1/\sqrt2)만 남고, 그 빛은 이제 x^′\hat{\mathbf x}' 상태라 yy 성분(y^⋅x^′=1/2\hat{\mathbf y}\cdot\hat{\mathbf x}' = 1/\sqrt2)을 다시 가진다. 통과하는 세기는 성분의 제곱(말뤼스 법칙 cos⁡2\cos^2)이라 각 단계에서 절반이다.

스핀도 같은 산수로 쓰자는 것이 Sakurai의 제안이고, 5.4의 형식론이 그것을 정당화한다. 상태 ∣Sz;±⟩≡∣±⟩|S_z;\pm\rangle \equiv |\pm\rangle를 기저 벡터로 두면

∣Sx;±⟩=12(∣+⟩±∣−⟩)|S_x;\pm\rangle = \frac{1}{\sqrt2}\bigl(|+\rangle \pm |-\rangle\bigr)

이고, Sx+S_x+ 빔을 SGz^\mathrm{SG}\hat z에 넣었을 때 Sz+S_z+가 나올 확률은 성분의 제곱 ∣⟨+∣Sx;+⟩∣2=12\left|\langle +|S_x;+\rangle\right|^2 = \tfrac12이다. (c)의 반반이 이렇게 계산된다. 이 “성분의 제곱이 확률”이 보른 규칙이고, 7절의 ∣ψ∣2|\psi|^2과 같은 것이다.

한 가지가 편광과 다르다. 편광은 xx, yy 둘로 45°45°까지 만들었지만, 스핀은 zz, xx 다음에 **yy**가 남아 있다. Sy±S_y\pm를 실수 계수로 ∣±⟩|\pm\rangle의 중첩으로 쓰려 하면 ∣Sx;±⟩|S_x;\pm\rangle과 구별할 방법이 없다. 답은

∣Sy;±⟩=12(∣+⟩±i ∣−⟩)|S_y;\pm\rangle = \frac{1}{\sqrt2}\bigl(|+\rangle \pm i\,|-\rangle\bigr)

— 계수가 복소수여야 한다(1.9.1복소수와 극형식·거듭제곱근). 원편광이 x^±iy^\hat{\mathbf x} \pm i\hat{\mathbf y}인 것과 정확히 같다. 양자역학에서 복소수는 계산의 편의가 아니라 필수다. 실수 2차원 공간에는 서로 “반반”인 방향이 두 쌍(축과 대각선)뿐인데, 스핀에는 zz, xx, yy 세 쌍이 있기 때문이다.

이 장의 실험을 대상별로 정리하면 표가 하나 나온다.

파동으로 보인 실험입자로 보인 실험
빛간섭·회절(영, 프레넬 — 3.5·3.6), 편광, 맥스웰 방정식광전효과(2절), 콤프턴 산란(3절), 광자 계수
전자데이비슨–저머·톰슨 회절(5절), 이중 슬릿 간섭안개상자 궤적, 밀리컨 전하, 형광판의 점

빛도 전자도 두 줄에 다 있다. 같은 대상이 실험에 따라 파동으로도 입자로도 나타난다 — 이것이 입자–파동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이다. 모순처럼 들리지만, 모순은 “파동”과 “입자”를 고전적 의미로 읽을 때만 생긴다. 이 절은 그 두 단어가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를 정리한다.

가장 날카로운 실험은 5절 끝의 의문에 답하는 것이다. 전자를 이중 슬릿에 한 번에 하나씩 보낸다 — 전자와 전자 사이 간격이 장치 길이보다 훨씬 길어 한 순간에 장치 안에는 전자가 많아야 하나다. 욘손(1961)이 처음 전자 이중 슬릿을, 메를리·미시롤리·포치(1974)와 도노무라(1989)가 한 개씩 쌓이는 과정을 찍었다.

N = 20 N = 200 N = 900 파동이 예측하는 |ψ|² = 점이 쌓이는 확률 한 점에 통째로 닿는다 — 입자처럼 줄무늬가 드러난다 — 파동처럼 (슬릿 하나를 막으면 없다) 한 번에 전자 한 개 — 그런데도 간섭무늬가 쌓인다 전자 하나가 두 슬릿 모두와 관계한다. 어느 슬릿을 지났는지 알아내면 무늬는 사라진다
그림 5.1-10. 한 번에 전자 한 개씩 보낸 이중 슬릿의 도달점(도노무라 1989 실험의 모식 — 점의 위치는 이중 슬릿 무늬 |ψ|² ∝ cos²·sinc²에서 무작위로 뽑았다). 20개일 때는 무작위한 점 몇 개일 뿐이다. 200개에서 세로 줄무늬가 희미하게 나타나고, 900개에서 뚜렷한 간섭무늬가 된다. 아래 곡선이 파동이 예측하는 |ψ|²이고 점의 밀도가 그것을 따른다. 전자 하나하나는 한 점에 통째로 닿고(입자), 어디에 닿을지의 확률은 두 슬릿을 모두 지난 파동이 정한다(파동). 어느 슬릿을 지났는지 알아내면 무늬는 사라진다.직접 작도

보이는 것은 세 가지다.

  1. 전자는 언제나 한 점에 닿는다. 스크린의 여러 곳에 조금씩 퍼져 닿는 일은 없다. 도달은 낱개다.
  2. 점이 쌓이면 간섭무늬가 나온다 — 슬릿 두 개의 폭·간격·파장 h/ph/p로 계산한 무늬 (3.6.3단일 슬릿과 이중 슬릿)와 정확히 같다.
  3. 슬릿 하나를 막으면 무늬가 사라지고 단일 슬릿 회절만 남는다. 그리고 두 슬릿을 다 열되 어느 슬릿을 지났는지 알아내는 장치(슬릿 옆의 검출기, 슬릿마다 다른 편광을 주는 필터)를 달면, 어느 쪽인지 알게 되는 정도에 정확히 비례해 무늬가 사라진다.

셋째가 핵심이다. 한 번에 전자가 하나뿐이니 두 전자가 서로 간섭한 것이 아니다. 전자 하나가 두 슬릿 모두와 관계해야만 무늬가 나온다. “어느 슬릿”이라는 정보를 얻는 순간 무늬가 없어지므로, 전자가 한쪽 슬릿을 지났다는 사실이 있는데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니라, 경로가 정해져 있지 않을 때만 무늬가 있는 것이다. 디랙의 표현으로 “각 광자는 자기 자신하고만 간섭한다.”

세 관찰을 모순 없이 담는 그림은 하나뿐이다. 파동은 전자가 퍼져 있는 물질이 아니라, 전자가 어디서 발견될 확률의 진폭이다. 보른(1926)의 규칙: 파동함수 ψ(x)\psi(x)에 대해 ∣ψ(x)∣2 dx|\psi(x)|^2\,dx가 전자를 xx와 x+dxx + dx 사이에서 발견할 확률이다. 5.2가 이 규칙을 세우는 장이고, 여기서는 왜 이것이 이중 슬릿을 설명하는지만 본다.

슬릿 1만 열면 스크린의 진폭이 ψ1\psi_1, 슬릿 2만 열면 ψ2\psi_2다. 둘 다 열면 진폭이 더해진다 — 파동이니까:

P12=∣ψ1+ψ2∣2=∣ψ1∣2+∣ψ2∣2+2Re⁡(ψ1∗ψ2)P_{12} = |\psi_1 + \psi_2|^2 = |\psi_1|^2 + |\psi_2|^2 + 2\operatorname{Re}\bigl(\psi_1^*\psi_2\bigr)

마지막 항이 간섭항이다. 확률이 더해지는 것(P1+P2P_1 + P_2, 입자라면 이래야 한다)이 아니라 진폭이 더해진 뒤 제곱된다. 어느 슬릿을 지났는지 알아내면 전자의 상태가 검출기와 얽혀 두 항이 서로 구별 가능해지고, 구별 가능한 경로의 확률은 더해진다 — 간섭항이 사라진다. 6절의 SG 실험 (c)가 정확히 이 구조였다: ∣Sx;+⟩=(∣+⟩+∣−⟩)/2|S_x;+\rangle = (|+\rangle + |-\rangle)/\sqrt2의 두 성분이 구별되지 않는 채로 겹쳐 있어야 Sx+S_x+이고, SzS_z를 재는 순간 둘이 갈라진다.

보어(1927, 코모 강연)는 이 상황에 상보성(complementarity)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파동 묘사와 입자 묘사는 서로 배타적이지만 — 한 실험에서 둘을 동시에 완전히 볼 수는 없다 — 대상을 온전히 기술하려면 둘 다 필요하다. 어느 쪽이 드러나는가는 실험 장치가 정한다. 간섭계는 파동을, 검출기는 입자를 본다. “전자는 정말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보어는 “실험 장치를 떠나서는 답할 수 없다”고 했다. 이 태도(코펜하겐 해석)가 유일한 해석은 아니지만, 계산에는 아무 차이가 없고 이 백과는 여기서 더 들어가지 않는다.

실용적으로 챙길 것은 언제 고전이 충분한가다. 광학에서 파장이 장치보다 훨씬 짧으면 기하광학 (광선)으로 충분하고 파장이 장치와 견줄 만하면 파동광학이 필요하듯(3.4·3.6), 역학에서 드브로이 파장이 계의 치수보다 훨씬 짧으면 고전역학(궤적)으로 충분하고 견줄 만하면 양자역학이 필요하다. 기하광학 ↔ 고전역학, 파동광학 ↔ 양자역학의 대응은 비유가 아니라 수학적으로 같은 극한(WKB, 1.9.11의 정상 위상)이다. 반도체에서 그 경계가 어디인지는 5절의 페르미 파장·열적 파장 표가 말한다 — 1 μm1\,\mathrm{\mu m} 채널은 고전, 5 nm5\,\mathrm{nm} 채널은 양자다. 그 사이의 수십 nm가 14부가 다루는 영역이다.

이 장이 반도체에서 다시 나오는 곳

섹션 제목: “이 장이 반도체에서 다시 나오는 곳”

한 문장으로 줄이면 — 에너지·운동량·각운동량은 hh 단위로 끊어져 있고, 그 덩어리의 진폭은 파동처럼 겹친다. 다섯 실험이 그것을 각각 다른 방향에서 보였고, hh의 크기가 어디서부터 그것이 보이는가를 정한다. 목적지를 적어 둔다.

  • 일함수와 장벽 (12·13·19부) — Φ\Phi, 쇼트키 장벽 ϕB\phi_B와 내부 광전자 방출 측정, MOS의 Φms\Phi_{ms}, XPS·UPS의 K=hν−EB−ΦK = h\nu - E_B - \Phi, 리처드슨 열전자 방출 (2절).
  • 광검출과 발광 (17부) — 차단 파장 1240/Eg1240/E_g, 응답도 ηλ/1240\eta\lambda/1240, 광자의 운동량이 작아 광학 전이가 수직이라는 것과 직접·간접 밴드갭, LED 스펙트럼의 kBTk_BT 꼬리 (1·2·3절).
  • 열복사와 통계 (6부, 18부) — 플랑크 분포와 보스–아인슈타인의 −1-1, 슈테판–볼츠만과 RTP 고온계, 아인슈타인·디바이 열용량, e−E/kBTe^{-E/k_BT} 억제의 산수 (1절).
  • 수소형 준위 (7·10·11부) — 13.6 eV⋅(m∗/me)/εr213.6\,\mathrm{eV}\cdot(m^*/m_e)/\varepsilon_r^2의 도너·억셉터·엑시톤, 유효 보어 반지름과 유효질량 근사의 정당성, 대응 원리와 밴드의 연속 극한 (4절).
  • 전자의 파장 (9·10·14·18·19부) — TEM·SEM·전자빔 리소그래피의 λ(V)\lambda(V), LEED·RHEED, 페르미 파장과 열적 파장이 정하는 양자 구속의 문턱, 분산 관계 E(k)E(k)와 유효질량 (5절).
  • 스핀 (5.6, 15·19부) — 파울리 배타와 밴드 채우기, 제만 분리와 ESR, GMR·TMR·STT-MRAM, 스핀 큐비트의 초기화와 읽기 (6절).
  • 확률 진폭 (5.2·5.3, 14부) — ∣ψ∣2|\psi|^2, 간섭항, 불확정성 ΔxΔp≳ℏ\Delta x\Delta p \gtrsim \hbar, 터널링과 결맞음 수송, 어느 경로 정보와 결맞음 상실 (7절).
  • 다음 장들. 5.2는 E=ℏωE = \hbar\omega, p=ℏkp = \hbar k, ω=ℏk2/2m\omega = \hbar k^2/2m을 만족하는 파동 방정식 — 슈뢰딩거 방정식 — 을 세우고 ∣ψ∣2|\psi|^2의 규칙을 정한다. 5.3이 상자·우물·장벽에서 정상파 조건을 풀고, 5.4가 SG 실험의 벡터 산수를 형식론으로 만들며, 5.5가 보어의 수소를 제대로 푼다. 5.6이 스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