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과 2.2는 진공 속의 전하와 도체만 다뤘다. 전하가 놓인 자리를 정하고 나면 나머지 공간은
비어 있었고, 도체는 “내부 전기장이 0”이라는 한 줄로 끝났다. 그런데 실제 소자에서 전기장이
지나가는 공간은 거의 전부 물질이다. 게이트 아래의 산화막, DRAM 커패시터의 유전체, 배선
사이의 층간 절연막, 그리고 실리콘 자체. 이 장은 전기장이 물질을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다룬다.
일어나는 일은 딱 하나다. 물질 안의 전하가 전기장에 응답해 움직인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면 전류가 흐르고(도체), 제자리에 묶여 있으면 살짝 밀려나 쌍극자를 만든다(유전체).
반도체는 둘 사이에서 — 온도와 도핑에 따라 — 어느 쪽으로든 행세한다. 이 장의 앞 두 절이
“움직일 수 있는 전하”를, 나머지 아홉 절이 “묶인 전하”를 다룬다.
묶인 전하의 이야기는 겉보기보다 깊다. 전기장이 물질을 분극시키면 물질 표면과 내부에 새로운
전하(속박 전하)가 생기고, 그 전하가 다시 전기장을 만들고, 그 전기장이 다시 분극을 바꾼다.
이 순환을 정직하게 따라가면 계산이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전자기학은 회계 방식을 바꾼다 —
우리가 직접 놓은 전하(자유 전하)만 세는 새 장 D를 정의하고, 물질의 응답은
재료 상수 하나(ε)에 몰아넣는다. 이 장의 6절이 그 전환점이고, 8절에서 그 대가로
얻는 것이 “진공의 모든 공식에서 ε0를 ε으로 바꾸면 된다”는 결론이다.
이 장이 반도체 쪽으로 어디에 닿는지만 미리 적어 둔다. 유전 완화 시간(2절)은 반도체가 전하
중성을 회복하는 속도이고 12부의 준중성 근사가 여기에 기댄다. 경계 조건(7절)은 13부 MOS
정전기의 첫 줄 — 산화막 속 전기장이 실리콘 속 전기장의 세 배라는 사실 — 그 자체다.
유전 상수(9절)는 공핍층 폭·문턱 전압·정전용량 전부에 들어가고, 고유전율 재료(10절)는
45 nm 이후 모든 게이트 스택과 DRAM 커패시터의 재료 문제다. 절연 파괴 강도(9절)는 게이트가
얼마나 많은 전하를 유도할 수 있는지의 상한을 정한다.
이 장에는 같은 글자가 대소문자로 짝을 이루는 자리가 유난히 많고, 글자 하나(σ)가
두 가지 뜻으로 쓰이는 관례까지 겹친다. 먼저 정리해 둔다.
기호
읽는 법
무엇을 가리키는가
단위
E
전기장
시험 전하가 느끼는 힘/전하. 이 장에서 E는 언제나 전기장이고 에너지가 아니다
V/m
D
전기 변위장
ε0E+P. 자유 전하만 세는 장(6절)
C/m²
P
분극
단위 부피당 쌍극자 모멘트(4절)
C/m²
p
쌍극자 모멘트
분자·원자 하나의 쌍극자 모멘트
C·m
α
원자 분극률
p=αE(3절)
C·m²/V
χe
전기 감수율
P=ε0χeE(8절). 무차원
—
ε0
진공 유전율
8.854×10−12 F/m
F/m
ε
유전율
ε0(1+χe). 재료의 값
F/m
εr,κ
상대 유전율 · 유전 상수
ε/ε0. 같은 양의 두 이름(9절)
—
ρf,σf
자유 전하 밀도
우리가 직접 놓은 전하 — 부피 · 표면
C/m³ · C/m²
ρb,σb
속박 전하 밀도
분극이 만든 전하 — 부피 · 표면(5절)
C/m³ · C/m²
σ (첨자 없음)
전도도
J=σE(2절). 첨자가 있으면 표면 전하
S/m
J
전류 밀도
단위 면적을 단위 시간에 지나는 전하
A/m²
τ
유전 완화 시간
ε/σ — 과잉 전하가 사라지는 시간(2절)
s
τc
충돌 시간
캐리어가 산란 사이에 자유 비행하는 평균 시간(2절)
s
μ
이동도
드리프트 속도/전기장. 2.4의 투자율 μ0와 다른 물건
m²/(V·s)
n
캐리어 농도
단위 부피당 움직이는 전자 수(2절)
m⁻³
N
분자 수 밀도
단위 부피당 원자·분자 수(3·4·8절)
m⁻³
q
기본 전하
1.602×10−19 C. 소문자
C
Q
전하량
어떤 물체·판에 실린 전하 총량. 대문자
C
k
볼츠만 상수
1.381×10−23 J/K. 이 장에서 파수가 아니다
J/K
짝의 규칙은 하나다 — 소문자는 낱개·국소량, 대문자는 부피당 총량·전체량.p는
분자 하나의 쌍극자이고 P는 그것을 부피로 나눠 더한 것이다. q는 전하 하나이고
Q는 판 위의 전하 전부다. n은 캐리어 농도, N은 분자 농도인데 둘 다 “부피당 개수”라
글자로만 갈린다 — 이 장에서는 **움직이는 것은 n, 묶여 있는 것은 N**으로 고정한다.
전기장 E를 걸었을 때 흐르는 전류 밀도 J가 E에 비례하면,
그 비례 상수가 전도도σ다.
J=σE
2절에서 이 식이 어디서 오는지 본다. 지금은 이 숫자 하나로 물질을 줄 세운다. 단위는 S/m
(지멘스/미터)이고, 값의 범위가 10−16에서 108까지 스물다섯 자리에 걸친다.
물리량 중에 이만큼 넓은 범위를 갖는 것이 드물다.
물질
σ (S/m, 20 °C)
부류
은
6.3×107
도체
구리
5.8×107
도체
알루미늄
3.5×107
도체
텅스텐
1.8×107
도체
저마늄 (진성)
∼2
반도체
실리콘 (도핑 1016 cm⁻³, n형)
∼2×102
반도체
실리콘 (진성)
∼4×10−4
반도체
유리
10−12 ~ 10−10
부도체
실리콘 산화막 (SiO₂)
≲10−14
부도체
용융 석영
∼10−16
부도체
값은 자릿수만 믿을 것 — 순도·결정성·온도에 따라 한두 자리는 쉽게 움직인다. 특히 반도체의 값은
“재료의 상수”가 아니라 도핑의 함수다. 실리콘은 진성일 때 4×10−4 S/m인데
1016 cm⁻³만 도핑해도 2×102 S/m로 여섯 자리가 뛴다. 같은 표에서 구리와 석영이
스물세 자리 차이 나는 것과 견주면, 반도체 한 종류가 도핑만으로 그 간극의 4분의 1을 혼자
덮는다.
그림 2.3-1. 전도도의 스펙트럼. 가로축은 로그 눈금이라 눈금 한 칸이 열 배다. 금속은 오른쪽 끝의 좁은 띠에, 부도체는 왼쪽 끝의 넓은 띠에 몰려 있고, 반도체는 그 사이 열 자리 가까운 구간을 도핑 하나로 오르내린다. 화살표는 온도를 올렸을 때 값이 움직이는 방향이다 — 금속은 왼쪽(전도도 감소), 반도체는 오른쪽(전도도 증가)으로, 서로 반대다.직접 작도
숫자의 배경은 원자 안 전자의 묶임 정도다. 이 장에서는 밴드 이론 없이 말할 수 있는 만큼만
말하고, 정량적인 그림(밴드갭·상태밀도)은 7부와 11부에 맡긴다.
도체. 금속에서는 원자 하나당 한두 개의 최외각 전자가 특정 원자에 속하지 않고 결정 전체를
떠돈다. 전기장을 걸면 이 전자들이 즉시 흐른다. 움직이는 전하가 원자 수만큼 있으므로
(n∼1028 m⁻³) 전도도가 크다. 온도를 올리면 격자 진동이 커져 전자가 더 자주
산란되고, 전도도는 줄어든다.
부도체(유전체). 전자가 전부 원자나 공유 결합에 묶여 있다. 전기장을 걸어도 전자는 원자
크기(10−10 m) 안에서 살짝 밀릴 뿐 떠나지 못한다. 이 “살짝 밀림”이 분극이고, 3절부터 이
장의 주제다. 움직일 수 있는 전하가 거의 없으므로(n≲1010 m⁻³ 수준) 전도도가
극히 작다.
반도체. 전자가 묶여 있기는 한데 묶는 힘이 약해서(실리콘의 밴드갭 1.12 eV), 열에너지만으로
일부가 풀려난다. 300 K에서 풀려난 전자가 진성 실리콘에 1016 m⁻³ 남짓 — 금속의 1012
분의 1이다. 온도를 올리면 풀려나는 수가 지수적으로 늘어 전도도가 증가한다. 금속과 부호가
반대인 것이 반도체를 실험적으로 가려내는 첫 번째 표지다. 그리고 원자 백만 개당 하나꼴로
불순물(도너·억셉터)을 넣으면 움직이는 전하가 그만큼 생긴다 — 이것이 도핑이고 11부 1장의
주제다.
이 장이 뒤로 이어지는 방식을 σ 하나로 미리 본다. 2절에서 σ=nqμ로 쪼개진다 —
움직이는 전하가 몇 개(n)이고 각각이 전기장에 얼마나 잘 끌려가는가(μ). 금속은
n이 크고 고정돼 있어 σ의 온도 의존성이 μ 쪽에서만 나온다. 반도체는 n 자체가
온도·도핑·빛의 함수라서 σ가 그 셋에 전부 반응한다. 11부 1장이 n(T,ND)를, 11부
2장이 μ(T,ND)를 각각 다루고, 둘을 곱한 것이 이 절의 표 한 줄이다.
전하 밀도 ρv인 전하 덩어리가 속도 u로 움직이면, 단위 면적을 단위 시간에
지나는 전하가
J=ρvu
다. 단위는 A/m². 면 S를 지나는 전류는 I=∫SJ⋅da이고, 이것이
2.1에서 1.1.6면적분의 면적분이 처음 물리량을 얻는 자리다. 진공관 안의 전자 빔처럼
전하가 통째로 실려 가는 것을 Sadiku는 대류 전류(convection current)라 부르고, 물질 안에서
전기장에 밀려 흐르는 것을 전도 전류(conduction current)라 부른다. 이 절은 뒤쪽이다.
도체 안 전자 하나에 전기장 E를 걸면 힘 −qE를 받아 가속된다. 가속만 있으면
속도가 무한히 커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격자·불순물에 부딪혀 평균 τc마다 방향을 잃는다.
두 충돌 사이에 얻는 평균 속도가
ud=−mqτcE≡−μE
이고 이것을 드리프트 속도, 비례 상수 μ=qτc/m을 이동도라 한다. 전자의 열운동
속도는 105 m/s 수준인데 드리프트 속도는 보통 10−3 m/s 남짓이다 — 전자는 거의 제자리에서
요동치면서 아주 조금씩만 밀려간다. 그런데도 신호가 빛의 속도에 가깝게 전달되는 것은 전자 자체가
아니라 밀림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관에 물이 가득 찬 상태에서 한쪽을 밀면 반대쪽에서 즉시 물이
나오는 것과 같다.
농도 n인 전자가 전부 이 속도로 밀리면 전류 밀도는 J=(−qn)ud=nqμE.
즉
J=σE,σ=nqμ=mnq2τc
이것이 옴의 법칙의 점 형식이다. 회로에서 배운 V=IR은 이 식을 길이 ℓ, 단면 A인
막대에 적분한 것이다 — V=Eℓ, I=JA이므로 R=ℓ/(σA). 2.2 7절의
저항 계산이 이 적분을 임의 모양으로 확장한 것이었다.
연속 방정식이다. 발산이 “샘의 세기”라는 1.1.2기울기·발산·회전의 그림 그대로다 — 어떤 점에서
전류가 밖으로 퍼져 나가면(∇⋅J>0) 그 점의 전하는 줄어든다. 정상 상태
(∂ρv/∂t=0)에서는 ∇⋅J=0, 즉 키르히호프의 전류 법칙이다.
12부에서 이 식은 전자·정공 각각에 대해 생성·재결합 항을 달고 나타나며(연속 방정식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갖는다), 소자 시뮬레이션의 세 기본 방정식 중 둘이 바로 이것이다.
세 번째는 2.1.3가우스 법칙과 E의 발산의 가우스 법칙인데 ε0 대신 그 물질의 유전율
ε을 썼다(왜 그래도 되는지는 8절에서 정당화한다 — 지금은 받아들인다). σ가
공간에서 균일하면 ∇⋅J=σ∇⋅E=σρv/ε
이므로
∂t∂ρv+εσρv=0⟹ρv(t)=ρv0e−t/τ,τ=σε
위치에 관한 항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보라. 어디에 놓았든, 어떤 모양으로 놓았든, 부피 전하는
그 자리에서 지수적으로 사라진다. 사라진 전하는 총량이 보존되므로 시료 표면으로 갔다 —
표면에서는 σ가 불연속이라 위 유도가 성립하지 않고, 실제로 전하가 거기 쌓인다.
그림 2.3-2. 도체 안에 놓은 부피 전하가 사라지는 곡선 ρ(t) = ρ₀e^{−t/τ}. 시간 τ에서 처음의 1/e(약 37 %)가 남고, 원점에서 그은 접선이 가로축과 만나는 자리가 정확히 τ다 — 처음 기울기대로 계속 줄었다면 τ에 다 없어졌을 것이라는 뜻이다. 아래는 물질별 τ를 같은 로그 눈금에 놓은 것으로, 구리와 석영 사이가 스물네 자리다. 도핑한 실리콘의 피코초가 소자 동작 시간과 같은 눈금에 있다는 것이 이 장에서 기억할 숫자다.직접 작도
값을 넣어 보자.
물질
ε/ε0
σ (S/m)
τ=ε/σ
구리
≈1
5.8×107
1.5×10−19 s
실리콘, n형 1016 cm⁻³
11.7
∼2×102
∼0.5 ps
실리콘, 진성
11.7
∼4×10−4
∼0.3 μs
용융 석영
3.9
∼10−16
∼3.5×105 s (4일)
구리의 10−19 s는 어떤 실험으로도 잴 수 없는 시간이라 “즉시”로 읽는다 — 2.1의 “도체 내부
E=0“이 정당한 이유다. 사실 이 값은 드루드 모형의 충돌 시간 τc∼10−14 s보다도
짧아서, 이 시간 눈금에서는 옴의 법칙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니 구리의 τ는 “옴의
법칙이 성립한다면 이 정도로 빠르다”는 상한으로만 읽는다. 석영의 4일은 반대 극단이다 — 절연막에
한번 갇힌 전하는 며칠을 간다. 19부에서 다루는 산화막 트랩 전하가 소자를 서서히 표류시키는
배경이 이 숫자다.
같은 두 전극 사이를 채운 물질의 저항 R과 정전용량 C를 따로 계산하면(2.2 7절) 모양에
상관없이
RC=σε=τ
가 나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 전극 사이의 전기장 분포는 R을 구할 때나 C를 구할 때나
같은 라플라스 방정식의 해이고, R=V/I=V/∮σE⋅da,
C=Q/V=∮εE⋅da/V이므로 곱하면 면적분이 상쇄된다.
그러니 유전 완화 시간은 “그 물질로 만든 커패시터가 자기 자신의 누설 저항을 통해 방전되는 시간
상수”이기도 하다. DRAM 커패시터의 유전체가 10−16 S/m보다 훨씬 좋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서
읽힌다 — 리프레시 간격(수십 ms)보다 ε/σ가 몇 자리 길어야 한다.
이고 부피에 적분하면 ∫J⋅Edτ=I2R이다. 이 식은 14부에서
자기 발열로, 18부 배선에서 전류 밀도 상한(일렉트로마이그레이션 이전에 열이 먼저 문제가 된다)으로
돌아온다. 유전체에서는 σ≈0이라 이 항이 없다 — 대신 교류에서 분극이 전기장을
따라가지 못해 생기는 유전 손실이 같은 자리를 차지하는데, 그것은 2.8 8절의 일이다.
전기장이 아주 세지 않으면(원자 내부의 전기장 ∼1011 V/m에 비해) 유도된 쌍극자 모멘트는
전기장에 비례한다.
p=αE
α가 원자 분극률(atomic polarizability)이다. SI 단위는 C·m²/V이지만 표에는 대개
α/4πε0로 적는데, 이 양은 단위가 m³ — 부피다. 그 부피가 원자 부피
정도라는 것이 이 절의 핵심이다.
원자
α/4πε0 (10−30 m³)
원자
α/4πε0 (10−30 m³)
H
0.667
Ne
0.396
He
0.205
Na
24.1
Li
24.3
Ar
1.64
Be
5.60
K
43.4
C
1.76
Cs
59.4
(Griffiths 표 4.1.) 두 줄이 눈에 띈다. 비활성 기체(He·Ne·Ar)는 작고, 알칼리 금속(Li·Na·K·Cs)은
두 자리 크다. 알칼리 금속의 최외각 전자 하나가 느슨하게 묶여 있어 조금만 밀어도 멀리 가기
때문이다. 분극률은 “전자가 얼마나 느슨한가”의 척도이고, 그래서 주기율표에서 원자 반지름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 부피가 어디서 오는지 보려면 모형 하나면 된다. 핵(전하 +q)을 반지름 R인 균일한 음전하
구름(−q)이 둘러싸고 있다고 하자. 외부 전기장 E가 핵을 구름 중심에서 d만큼
밀어냈을 때, 핵이 구름으로부터 받는 전기장은 2.1.3가우스 법칙과 E의 발산의 가우스 법칙으로 계산한
균일 구 내부의 전기장이다 — 반지름 d 안에 든 전하 −q(d/R)3이 만드는 장:
E내부=4πε01R3qd
균형에서 이것이 외부 전기장과 같으므로 E=qd/(4πε0R3), 즉
p=qd=4πε0R3E⟹α=4πε0R3,4πε0α=R3
분극률이 원자 부피(의 3/4π배)다. 수소에 보어 반지름 a0=0.53×10−10 m를
넣으면 R3=0.15×10−30 m³ — 측정값 0.667과 4.5배 차이지만 자릿수는 맞는다. 양자역학으로
정확히 풀면 α/4πε0=4.5a03이 나와 그 4.5배까지 설명된다(Griffiths
문제 4.2). 균일 구름 모형은 전자가 안쪽에 몰려 있다는 사실을 무시해서 원자를 너무 단단하게
본 것이다.
분자는 방향이 있다. CO₂는 막대 모양이라 축 방향으로 밀 때와 옆으로 밀 때 응답이 다르다
(각각 4.5×10−40과 2×10−40 C·m²/V). 그러면 p가 E와
나란하지 않고, 가장 일반적인 선형 관계는
pi=j∑αijEj(i,j=x,y,z)
다. αij는 대칭 텐서이고, 1.3.7이차 형식과 주축 변환의 주축 변환으로 대각화하면 세 주축
분극률만 남는다 — CO₂에서는 그 셋이 (4.5, 2, 2)다. 기체나 액체처럼 분자가 무작위로 놓이면
평균이 잡혀 스칼라로 되돌아오고, 결정에서는 텐서가 그대로 살아 유전율 자체가 텐서가 된다.
석영·사파이어·GaN 같은 이방성 결정의 유전율이 방향마다 다른 것이 이 때문이고, 그 결과가 2.8의
복굴절이다.
전자 분극. 위에서 본 그대로 — 각 원자 안에서 전자 구름이 핵에 대해 밀린다. 모든 물질에
있고, 전자가 가벼워서 1015 Hz(자외선)까지 전기장을 따라간다. 광학 주파수의 유전율은
이것뿐이고, 그래서 굴절률 n=εr(광학)이다. 실리콘 3.4, SiO₂ 1.46.
이온 분극. 이온 결합·극성 공유 결합이 있는 고체(SiO₂의 Si–O, HfO₂의 Hf–O, NaCl)에서는
양이온과 음이온이 격자 안에서 서로 반대로 밀린다. 이온이 전자보다 만 배 이상 무거워
1013 Hz(적외선)까지만 따라간다. 정전기 유전율에는 들어가고 광학 유전율에는 안 들어간다 —
SiO₂의 εr이 정전기에서 3.9, 광학에서 1.462=2.1인 차이 1.8이 이온 분극의
몫이다.
주파수에 따라 어느 분극이 남고 어느 것이 떨어져 나가는지 — ε(ω)의 모양 — 는
2.8 8절이 다룬다. 이 장은 정전기(ω=0)에 머문다.
p가 고정돼 있고 ∇×E=0이면 이것은 ∇(p⋅E)와
같다 — 힘이 U의 기울기라는 1.1.9퍼텐셜 이론의 그림 그대로다. 나란히 선 쌍극자는
전기장이 센 쪽으로 끌려간다. 중성 입자가 전극 끝에 달라붙는 현상(유전영동, dielectrophoresis)이
이 힘이고, 11절 끝에서 유도 쌍극자에도 같은 힘이 작용한다는 것을 본다 — 그것이 나노와이어·세포를
전극 위에 정렬하는 기술의 원리다.
그림 2.3-3. 랑주뱅 함수 L(x) = coth x − 1/x. 원점 근처에서는 기울기 1/3인 직선(점선)이고, x가 커지면 1에 포화된다 — 모든 쌍극자가 전기장을 향해 선 상태다. 상온의 물에 절연 파괴 직전의 전기장 10⁶ V/m를 걸어도 x는 0.0015로, 그래프에서 원점에 붙은 점 하나다. 실용적인 전기장에서 배향 분극은 언제나 선형 구간에 있고, 포화를 보려면 x ~ 3, 즉 10⁹ V/m가 필요하다.직접 작도
두 극한이 그래프를 설명한다.
x≪1 (약한 장 또는 높은 온도): L(x)≈x/3이므로
P≈3kTNp2E
분극이 전기장에 비례하고 온도에 반비례한다. 비례 상수 안의 1/3은 세 방향 중 하나만
전기장 방향이라는 뜻이고, p2은 “쌍극자가 클수록 토크도 크고(한 번) 정렬됐을 때 기여도
크다(두 번)“는 뜻이다.
x≫1: L→1, P→Np. 모든 쌍극자가 정렬된 포화 분극이다.
값을 넣어 본다. 물(p=6.1×10−30 C·m, 300 K에서 kT=4.1×10−21 J)에
E=106 V/m를 걸면 x=1.5×10−3이다. 배향은 천 분의 일밖에 안 되지만 p가
워낙 커서, N=3.3×1028 m⁻³를 넣으면 P≈10−4 C/m² — 같은 전기장에서
전자 분극이 주는 값보다 한 자리 크다. 물의 유전 상수 80이 여기서 나온다(수소 결합 때문에
정확한 값은 이 단순 모형과 다르지만 자릿수는 맞는다).
그림 2.3-4. 속박 전하가 생기는 자리. 왼쪽: 균일하게 분극된 판. 줄줄이 선 쌍극자의 머리와 꼬리가 안에서는 서로 상쇄되고 양 끝면에만 ±σ_b = ±P가 남는다 — 판 안에 전하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전하가 없는 것이 아니라 밀도가 0인 것이다. 가운데: 비스듬한 면에서는 같은 P가 면적 A/cosθ에 퍼지므로 σ_b = P cosθ = P·n̂. 오른쪽: 분극이 오른쪽으로 갈수록 세지면 각 층의 꼬리(−)가 앞층의 머리(+)보다 많아 안에 알짜 음전하 ρ_b = −∇·P가 남는다.직접 작도
균일 분극. 쌍극자를 전기장 방향으로 줄 세우면 한 쌍극자의 +머리가 다음 쌍극자의
−꼬리와 맞닿아 상쇄된다. 안에는 알짜 전하가 없고, 줄의 양 끝 — 물체의 표면 — 에만 상쇄되지
않은 머리와 꼬리가 남는다. P가 밖을 향하는 면에 +, 안을 향하는 면에 −.
정량적으로: 단면적 A, 길이 d인 원통 안의 쌍극자 모멘트 합은 PAd이고, 이것은 양 끝에
±q가 있는 것과 같으므로 q=PA, 즉 σb=P. 면이 P에 대해 θ만큼
기울어 있으면 같은 전하가 넓이 A/cosθ에 퍼지므로 σb=Pcosθ=P⋅n^.
비균일 분극.P가 오른쪽으로 갈수록 세지면, 어떤 층의 꼬리(−)가 그 앞층의
머리(+)보다 많다. 층마다 음전하가 조금씩 남는다. 발산이 양이면(P가 퍼져 나가면)
속박 전하가 음 — 그래서 ρb=−∇⋅P에 음의 부호가 붙는다.
속박 전하의 총량은 언제나 0이다. 발산 정리로
Qb=∮Sσbda+∫Vρbdτ=∮SP⋅da−∫V∇⋅Pdτ=0
당연하다 — 중성 분자를 아무리 돌리고 늘여도 전하가 생기지는 않는다. 어디에 있느냐만 바뀐다.
두 가지가 읽힌다. 내부 전기장은 균일하고 분극과 반대 방향이다 — 속박 전하가 분극을
거스르는 장을 만든다. 이것을 탈분극장(depolarizing field)이라 하고, 8절에서 유전체 구의
유전율을 계산할 때 되돌아온다. 계수 1/3은 구의 모양이 정한 값(탈분극 인자)이고, 긴 바늘은
축 방향으로 0, 얇은 판은 법선 방향으로 1이다. 외부에서는 완벽한 쌍극자장이다 — 총 쌍극자
모멘트가 P × 부피이니 당연하고, 2.2 6절의 다중극 전개에서 구의 l≥2 항이 전부
0이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D=ρf는 ∇⋅E=ρ/ε0와 꼴이 같다.
그래서 “D는 ε0E의 자유 전하 판이고, 진공 정전기학의 모든
결과를 ρ→ρf로 바꿔 쓰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틀렸다. 장은 발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1.1.9퍼텐셜 이론 — 헬름홀츠 정리는 발산과 회전을 둘 다 요구한다).
E는 ∇×E=0이 따로 보장돼 있지만 D는
∇×D=ε0∇×E+∇×P=∇×P
이고 이것은 일반적으로 0이 아니다. 따라서
D에는 쿨롱 법칙이 없다.D(r)=4π1∫ρfη^/η2dτ′.
D에는 스칼라 퍼텐셜이 없다.D=−∇(무엇)으로 쓸 수 없다.
가우스 법칙으로 D를 구하는 것은 대칭성이 충분할 때만 된다 — 위의 도선처럼
P의 회전이 대칭성 때문에 0인 경우.
이름에 대해 한 줄. “변위(displacement)“는 맥스웰이 붙인 이름으로, 유전체 안의 전하가 전기장에
밀려 변위한 정도를 뜻했다. 그 변위가 시간에 따라 바뀌면 전류처럼 자기장을 만든다는 것이
2.6 6절의 변위 전류∂D/∂t이고, 그것이 맥스웰 방정식을 완성했다.
이 장에서 D는 아직 정지해 있다.
2.1.6경계 조건에서 진공의 경계 조건을 얻은 것과 같은 방법이다. 두 매질 1·2의 경계면에
자유 표면 전하 σf가 있다고 하자.
법선 성분. 경계면을 가로지르는 납작한 상자(두께 →0, 윗면·아랫면 넓이 A)에
유전체 내 가우스 법칙을 쓰면 옆면의 기여는 사라지고
(D1⊥−D2⊥)A=σfA⟹D1⊥−D2⊥=σf
여기서 ⊥는 매질 2에서 매질 1로 향하는 법선 n^ 방향 성분이다. 자유 전하가
없으면 D의 법선 성분은 연속이다.
접선 성분. 경계면을 가로지르는 납작한 고리(높이 →0, 길이 ℓ)에
∮E⋅dl=0(정전기장은 회전이 없다, 2.1.4E의 회전과 전위)을 쓰면
E1∥=E2∥
E의 접선 성분은 언제나 연속이다 — 자유 전하가 있어도, 속박 전하가 있어도.
같은 말을 전위로 하면 V1=V2(전위는 경계에서 연속)이고, 이것이 실제 계산에서 더 자주
쓰이는 형태다.
두 조건이 서로 다른 장에 걸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왜 법선은 D이고 접선은 E인가.
법선 조건은 가우스 법칙 — 전하를 세는 법칙 — 에서 오고, 자유 전하만 세려면 D를 써야
한다. 접선 조건은 회전이 없다는 사실에서 오는데, 회전이 없는 것은 E이지 D가
아니다(6절). 그러니 D∥는 일반적으로 불연속이고, E⊥도 불연속이다.
E⊥의 불연속은 총 표면 전하 — 자유 + 속박 — 가 만든다.
가 된다. 전기장이 법선과 이루는 각을 θ1·θ2라 하면 E∥=Esinθ,
E⊥=Ecosθ이므로 둘을 나누어
tanθ2tanθ1=ε2ε1
전기장선의 굴절 법칙이다. 유전율이 큰 쪽에서 전기장선은 법선에서 멀어진다(더 눕는다).
스넬 법칙과 닮았지만 사인이 아니라 탄젠트이고, 유전율이 큰 쪽이 법선에서 멀어지는 방향이라
빛과 반대다.
그림 2.3-5. 유전체 경계에서 전기장의 굴절. 접선 성분은 그대로 이어지고 법선 성분은 ε의 역비로 뛴다 — ε이 큰 쪽(아래)에서 법선 성분이 작아져 선이 눕는다. 오른쪽은 실리콘(ε_r = 11.7) 위 산화막(ε_r = 3.9)의 수직 입사 경우로, D는 그대로 통과하고 E는 산화막 쪽에서 세 배가 된다. 계면에 자유 전하(고정 산화막 전하·계면 트랩)가 있으면 D의 법선 성분이 그만큼 어긋난다.직접 작도
전기장은 도체 표면에 수직이고, 그 크기는 표면의 자유 전하가 정한다 — 단 D로.
유전체가 있으면 같은 σf에 대해 E=σf/ε으로 진공보다 εr배
작다. 축전기의 판 전하가 같을 때 유전체가 전압을 εr배 낮추는 것이 이 한 줄이고,
그래서 C=Q/V가 εr배 커진다(2.1.9축전기와 정전용량).
이 절이 13부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한 번만 미리 본다. MOS 구조의 게이트에 전압을 걸면 전기장이
산화막을 지나 실리콘으로 들어간다. 수직 입사(θ=0)이므로 계면에서
εoxEox=εSiESi+Qit
Qit는 계면에 잡힌 자유 전하(계면 트랩·고정 전하)로, 이상적인 계면에서는 0이다. 그때
Eox=εoxεSiESi=3.911.7ESi=3ESi
산화막 속 전기장이 실리콘 표면 전기장의 세 배다. 실리콘 표면에서 105 V/cm면 산화막에서
3×105 V/cm이고, 이것이 산화막 파괴 강도(9절, ∼107 V/cm)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가 게이트 신뢰성의 첫 계산이다. 13부 1장은 이 식을 “게이트 전압 = 산화막 전압 + 표면
퍼텐셜”로 풀어 쓰는 데서 시작하고, 13부 2장의 플랫밴드 전압 이동은 Qit 항이 하는
일이다.
χe는 전기 감수율(electric susceptibility), 무차원이다. ε0를 앞에 빼 둔
것은 χe를 무차원으로 만들기 위한 SI의 관례다(가우스 단위계에서는 없다 — 장 앞의 함정 ⑤).
여기서 E는 총 전기장 — 자유 전하와 속박 전하가 함께 만든, 유전체 안 그 자리의
실제 전기장 — 이다. 외부에서 건 전기장이 아니다.
ε이 유전율(permittivity), εr이 상대 유전율 또는 유전 상수다.
진공은 χe=0, εr=1. 세 이름이 같은 정보를 담는다 — χe는 “얼마나
분극되는가”, εr은 “진공보다 전기장을 얼마나 줄이는가”, ε은 “D와
E의 환율”. 물성표는 εr로 적고, 식에는 ε이 들어가며, χe는
미시적 기구를 이야기할 때 쓴다.
즉 자유 전하가 없는 곳에는 속박 부피 전하도 없다. 속박 전하는 유전체의 표면에만 생긴다.
그러면 그 영역 안에서 ∇⋅D=ρf와 D=εE,
E=−∇V를 합쳐
∇2V=−ερf
2.1.5푸아송·라플라스 방정식의 푸아송 방정식 그대로이고, ε0 자리에 ε이 앉았다.
2.2의 모든 도구 — 유일성 정리, 영상법, 변수분리 — 가 그대로 쓰인다. 다만 경계 조건은 7절의 것을
쓴다. 세 가지 결과가 곧바로 따라온다.
점전하. 균일 유전체 속 점전하 q의 전기장은 E=q/(4πεr2)r^ —
진공보다 εr배 약하다. 전하 둘레에 반대 부호 속박 전하 −qχe/(1+χe)가
달라붙어 가려 주기 때문이다(유전 차폐). 실리콘 속 이온화 도너의 쿨롱 퍼텐셜이 진공의
1/11.7인 것이 이 식이고, 그래서 수소 원자 모형으로 계산한 도너 이온화 에너지가 13.6 eV가
아니라 그것의 1/εr2(에 유효질량 비를 곱한) 수십 meV로 내려온다(11부 1장).
축전기. 판 사이를 유전체로 채우면 같은 Q에 E가 εr배 줄어 V도 줄고,
C=εrC0. 평행판이면 C=εA/d. MOS 커패시터의 단위 면적 정전용량
Cox=εox/tox가 이것이고, 10절과 13부 전체가 이
숫자 위에 선다.
에너지.ε0→ε이 에너지 식에도 그대로 되는지는 11절에서 따로
본다 — 답은 “된다, 그런데 이유가 다르다”이다.
균일 전기장 E0 안에 유전율 ε인 구(반지름 R)를 놓는다. 자유 전하는
없고, 구 안팎이 각각 균일하므로 안팎에서 ∇2V=0. 2.2.5변수분리법(구·원통 좌표)의 구면 변수분리를
쓰고 7절의 경계 조건(V 연속, ε∂V/∂r 연속)을 맞추면 l=1 항만
살아남아
E내부=εr+23E0,P=3ε0εr+2εr−1E0
내부 전기장이 균일하고 외부보다 작다. 이유를 5절이 이미 말했다 — 분극 P가
표면에 σb=Pcosθ를 남기고, 그것이 안에 탈분극장 −P/3ε0을
만든다. 실제로 E내부=E0−P/3ε0에
P=ε0χeE내부를 넣어 풀면 위 식이 그대로 나온다.
변수분리 없이 5절의 결과와 선형 관계 한 줄로 푼 것이다.
3절의 α와 이 절의 χe는 같은 물리를 두 눈금으로 본 것이다. 둘을 잇는 것이 이 항목이다.
분자 N개가 부피당 있고 각각 p=αEloc이면 P=NαEloc이다. 문제는 Eloc — 분자 하나가 느끼는
국소 전기장 — 이 거시 전기장 E와 같지 않다는 것이다. 거시 E는 그 분자
자신의 기여를 포함한 평균이고, 국소 장은 자기 자신을 뺀 나머지가 만드는 장이다.
밀한 물질에서는 자기 자신을 빼야 한다. 로렌츠의 논법: 분자 둘레에 작은 구를 파내고, 구 바깥의
매질은 연속체로, 구 안의 이웃은 (입방 대칭이면) 기여가 0으로 본다. 파낸 구의 안쪽 표면에 남은
속박 전하가 만드는 장은 5절의 균일 분극 구 결과를 뒤집은 +P/3ε0이다. 그래서
Eloc=E+3ε0P
이것을 P=NαEloc에 넣고 P=ε0(εr−1)E로
정리하면
εr+2εr−1=3ε0Nα
클라우지우스–모소티 관계다. 왼쪽은 거시 측정값, 오른쪽은 미시 상수 — 유전 상수를 재서
분자 분극률을 얻거나, 분극률과 밀도에서 유전 상수를 예측한다. 굴절률 n2=εr로
쓰면 로렌츠–로렌츠 식이 된다.
εr은 이 백과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재료 상수 중 하나다. 어디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방향만 적어 둔다.
정전용량 — 정비례.C=εA/d. 같은 두께에서 HfO₂는 SiO₂의 5배 정전용량을 준다.
공핍층 폭 — 제곱근. 12부 1장의 W=2εsVbi/qN에서 εs가
안에 있다. 유전 차폐가 클수록 같은 전하로 만드는 전기장이 약해 전위를 쌓는 데 더 넓은 공간이
든다. Si(11.7)와 GaN(9)의 차이는 11.7/9=1.14배다.
도너 이온화 에너지 — 역제곱. 8절에서 본 ED∝m∗/(εr2). Si에서
45 meV 안팎, GaAs에서 6 meV. 유전 상수가 클수록 불순물이 얕아져 상온에서 전부 이온화된다.
엑시톤 결합 에너지 — 역제곱. 같은 이유로 실리콘의 엑시톤은 15 meV로 상온에서 풀려 있고,
유전 상수가 작은 2차원 재료나 유기 반도체에서는 수백 meV로 묶여 있어 광소자 물리가 달라진다.
RC 지연 — 정비례. 배선 사이의 층간 절연막은 반대로 εr이 작아야 한다.
같은 배선 구조에서 지연 τ=RC∝εr이므로, SiO₂(3.9)를 저-κ
재료(2.5 이하, 다공성)로 바꾸는 것이 18부 배선 공정의 한 축이다. 게이트는 고-κ, 배선은
저-κ — 같은 상수를 반대 방향으로 밀고 있다.
전기장이 어느 한계를 넘으면 유전체가 갑자기 도체처럼 전류를 흘린다. 기구는 재료마다 다르다.
기체 — 방전. 자유 전자 하나가 전기장에 가속되어 분자를 이온화하고, 생긴 전자가 다시
이온화하는 연쇄(타운센드 사태). 파괴 전압이 압력 × 간격의 함수(파셴 법칙)라서, 진공 장비
안에서 낮은 압력의 기체가 뜻밖에 낮은 전압에서 방전하는 일이 18부 플라즈마 공정의 배경이다.
반도체 — 애벌랜치. 같은 연쇄가 결정 안에서 일어난다. 캐리어가 밴드갭 이상의 운동 에너지를
얻어 전자–정공 쌍을 만든다(충돌 이온화). 실리콘의 0.3 MV/cm가 이것이고, 12부의 애벌랜치
항복과 17부 전력 소자의 내압이 전부 이 숫자에서 나온다. GaN·SiC의 파괴 강도가 실리콘의 열 배인
것은 밴드갭이 세 배라 충돌 이온화에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 파괴 강도는 밴드갭과
함께 오른다.
고체 절연체 — 전자 사태와 열. 산화막 안에서도 전자가 가속되어 결합을 끊는다. 그 과정에서
결함(트랩)이 하나둘 생기고, 결함이 쌓여 전도 경로(퍼콜레이션)를 이루는 순간 파괴된다. 그래서
산화막 파괴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전기장이 낮으면 오래, 높으면 빨리 온다. 열적 파괴는
누설 전류의 줄 열이 전도도를 올리고 전도도가 전류를 올리는 폭주다.
표의 εr은 정전기(주파수 0) 값이다. 3절에서 본 대로 분극 기구마다 따라갈 수
있는 주파수가 달라, 주파수를 올리면 배향 분극이 먼저(∼GHz), 이온 분극이 다음(∼10 THz)
떨어져 나가고 전자 분극만 남는다. 물은 80에서 1.77(n=1.33)로, SiO₂는 3.9에서 2.1로
내려간다. 실리콘은 극성 결합이 없어 이온 분극이 없고, 그래서 정전기 11.7과 광학 3.42=11.6이
거의 같다. ε(ω)의 모양과 그 사이에서 생기는 흡수는 2.8 8절이다. 이 장의
“유전 상수”는 소자 동작 주파수(GHz 이하)에서는 정전기 값으로 읽어도 된다.
두께 t, 유전 상수 κ인 유전체의 단위 면적당 정전용량은 C′=κε0/t다.
같은 C′를 SiO₂로 만들려면 두께가 얼마여야 하는가 — 그 두께를 등가 산화막 두께(EOT)라
한다.
EOT3.9ε0=tκε0⟹EOT=κ3.9t
HfO₂(κ=20) 4 nm는 EOT 0.78 nm — 물리적으로는 SiO₂ 1.2 nm의 세 배 두꺼우면서
정전용량은 더 크다. 터널링 확률이 두께에 e−2γt로 걸리므로 두께 세 배는 누설을
몇 자리 낮춘다. 정전용량은 유지하고 누설은 줄이는 것 — 이것이 고-κ의 전부다.
그림 2.3-6. 같은 정전용량을 주는 두 게이트 스택. 왼쪽은 SiO₂ 1.2 nm, 오른쪽은 SiO₂ 계면층 0.5 nm 위의 HfO₂ 4 nm로, EOT는 각각 1.2 nm와 0.5 + 0.78 = 1.28 nm다. 아래 막대는 같은 게이트 전압에서 각 층에 걸리는 전기장으로, D가 연속이므로 E는 κ에 반비례한다 — 오른쪽 스택에서 가장 얇은 계면층이 HfO₂의 다섯 배 전기장을 받는다. 스택 전체 두께는 세 배가 됐지만 전압의 절반 가까이가 0.5 nm 계면층에 걸린다.직접 작도
실제 스택은 고-κ 층 하나가 아니다. HfO₂를 실리콘 위에 바로 올리면 계면이 나빠서, 얇은
SiO₂(또는 SiON) 계면층을 두고 그 위에 올린다. 층이 직렬이므로
C′1=i∑κiε0ti⟹EOT=i∑κi3.9ti
계면층은 κ=3.9라 자기 두께가 그대로 EOT에 더해진다. HfO₂ 4 nm(EOT 0.78) 위에
계면층 0.5 nm가 있으면 EOT 1.28 nm — 계면층이 전체의 40 %를 먹는다. 고-κ 스택의 EOT
경쟁은 사실상 계면층을 얼마나 얇게 만드느냐의 경쟁이고, 그래서 계면층을 0.3 nm 아래로 깎는
공정(스캐빈징)이 14부에 나온다.
각 층의 전기장은 7절의 경계 조건이 정한다. 자유 전하가 없는 계면에서 D가 연속이므로
κ1E1=κ2E2⟹EIL=κILκhkEhk≈5Ehk
가장 얇은 저-κ 층에 가장 센 전기장이 걸린다. 각 층에 걸리는 전압은 Eiti이므로
위 예에서 계면층(0.5 nm × 5E)과 HfO₂(4 nm × E)의 전압 비는 2.5 : 4 — 전체 전압의 40 %가
0.5 nm짜리 층에 걸린다. 스택을 두껍게 만들었는데 실제로 전기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여전히
얇은 SiO₂라는 것이, 고-κ 스택 신뢰성이 계면층 품질에 매달리는 이유다.
같은 문제가 메모리에도 있다. DRAM 셀 커패시터는 리프레시 사이에 충분한 전하(수십 fC)를 붙들어야
하고, 셀 면적은 세대마다 줄어든다. 면적을 줄이면서 정전용량을 지키려고 먼저 커패시터를 세워서
표면적을 벌었고(원통형·기둥형, 종횡비 수십), 그다음 유전체를 SiO₂ → Si₃N₄ → Al₂O₃ → ZrO₂/Al₂O₃/ZrO₂
적층(ZAZ)으로 바꿨다. 사이에 끼운 Al₂O₃는 κ가 9로 낮지만 밴드갭 8.8 eV로 누설을 막는
장벽이다 — ①의 타협을 층으로 나눠 푼 것이다. 유전율이 큰 층이 전하를 유도하고 밴드갭이 큰 층이
누설을 막는 이 분업이 15부 DRAM 장의 재료 이야기다. 2절의 τ=ε/σ가 리프레시
간격보다 몇 자리 길어야 한다는 조건이 이 스택에 걸려 있다.
2ε0∫E2은 2.1에서 모든 전하 — 지금 언어로는 자유 + 속박 — 를
무한대에서 모아 오는 일로 유도됐다. 그 식은 지금도 맞다. 다만 그것은 유전체의 분자를 이미
늘여 놓은 상태로 속박 전하 조각들을 하나씩 가져와 붙이는 일이고, 분자를 늘이는 데 든 용수철
에너지는 세지 않는다. 이 절의 21∫D⋅E는 자유 전하를 가져올 때
유전체가 알아서 분극되게 두고 그 분극에 든 일까지 자유 전하가 치르게 한 것이다. 둘의 차이
21∫D⋅Edτ−2ε0∫E2dτ=21∫P⋅Edτ
가 용수철 에너지다 — 쌍극자 하나를 E 안에서 αE까지 늘이는 일
21αE2=21p⋅E를 부피로 더한 것이다. 어느 식이 “옳은가”는
질문이 틀렸다. 무엇을 계로 잡느냐가 다르다. 소자에서 묻는 것은 언제나 “전극에 실은 전하가 한
일”이므로 이 절의 식을 쓴다.
가상일의 원리로 구한다. 유전체 판이 축전기 안으로 x만큼 들어가 있고, 전하가 고정돼 있으면
힘은 에너지의 x 미분에 음의 부호를 붙인 것이다.
F=−dxdWQ=−dxd(2CQ2)=2C2Q2dxdC=21V2dxdC
마지막 꼴은 V로 쓴 것뿐이라 전압 고정에서도 같은 값이다 — 전압 고정으로 계산하려면 전원이 한
일을 넣어야 하고, 넣으면 같은 답이 나온다(부호를 틀리는 고전적인 함정: +dW/dx∣V가 맞고
−dW/dx∣V는 틀리다). 폭 w, 간격 d, 판 길이 ℓ인 축전기에 판이 x만큼 들어가 있으면
C=ε0w[εrx+(ℓ−x)]/d이므로 dC/dx=ε0χew/d,
F=2dε0χewV2
안으로(x가 커지는 방향) 끌리고, V2에 비례하며(부호와 무관), χe에 비례한다.
그림 2.3-7. 반쯤 들어간 유전체 판에 걸리는 힘. 판 안쪽 깊숙이에서는 전기장이 판에 수직이라 판을 옆으로 미는 힘이 없다. 힘은 판의 앞 가장자리 근처 — 축전기 판 끝의 가장자리 전기장(fringing field)이 휘어 있는 곳 — 에서만 생기고, 휜 전기장이 속박 전하를 비스듬히 밀어 안쪽으로 끌어들인다. 에너지법은 이 복잡한 전기장을 한 번도 그리지 않고 C(x)의 기울기 하나로 같은 답을 낸다.직접 작도
이다. 중성 물체는 E2이 커지는 쪽으로 끌린다 — 전기장의 부호와 무관하므로 교류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끌리고, 그래서 실용적이다. 매질 속의 구형 입자에 8절의 유전체 구 결과를 넣으면
α→4πεmR3εp+2εmεp−εm
(클라우지우스–모소티 인자)이고, 입자가 매질보다 유전율이 크면 센 곳으로(양의 유전영동), 작으면
약한 곳으로(음의 유전영동) 간다. 나노와이어를 전극 사이에 정렬하고, 세포를 분류하고, 잉크 속
입자를 배치하는 10부·17부의 기술이 이 식이다.